-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근래 ‘-린이’ 열풍이 불고 있는 듯하다. 이 말은 본래 ‘어린이’에서 어근 중의 한 음절 ‘어’를 빼고 나머지 어근 ‘리’에 관형사형전성어미 ‘ㄴ’과 접사 ‘이’를 붙여 생성된 말이다. 주로 뭔가를 새로 시작한 대상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이를테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사람을 가리켜 ‘부린이’, 코인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코린이’의 식이다. 채식 열풍 위 열풍을 타고 시작되고 있는 것이 채식(vegetarianism 菜食)이다. 채식은 말 그대로 고기류를 피하고 주로 채소, 과일, 해초, 견과류 등의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채식을 하면서 닭과 같은 조류를 섭취하는 폴로, 어패류를 먹는 페스코, 달걀 우유 꿀 등 동물에서 나오는 물질을 섭취하는 락토오보, 유제품을 먹는 락토, 동물성 음식은 전혀 섭취하지 않는 비건, 이보다 더 엄격한 과일과 견과류 등만 먹는 프루테리언도 있고 화식(火食)을 전혀 하지 않는 생식 채식주의자도 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는 채식을 지향하지만 사정상 육류를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도 있다. 다양한 채식 동기 채식을 시작하는 동기 또한 다양하다. 가장 첫 번째로 꼽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 진(秦 B.C. 221-207)나라 진 왕조의 개국황제 진시황은 13세에 왕위에 올라 39세에 자신을 황제라 칭했다. 총 37년의 재위기간 동안 토지제도와 법령 재정비, 화폐통일, 만리장성 축조, 문자제정 등의 공을 세웠지만 분서갱유, 호화로운 아방궁 조성 등 폭정의 모습도 보였다. 그가 특히 유명한 것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로장생의 꿈을 안고 명한 불로초를 구하려 했다는 점에서다. 일설에는 우리나라 경남 거제 해금강까지도 장생불로약을 찾는 그의 사신들이 왔었다 하니 영생을 향한 그의 열망을 알 듯도 하다. 실상 그는 채 쉰도 안 된 나이 마흔아홉에 생을 마감했다. 그의 통일 왕조마저도 불과 15년의 짧은 시간 안에 반란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정치(政治)의 정사 정政의 부수*는 칠 복(攵)으로 여기에는 ‘치다, 때리다, 채찍질하다’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같은 부수를 사용하는 한자는 교육(敎育)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부수로는 아니지만,…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다”는 알량한 꿈을 가지고 시작한 기자생활이 올해로 꼭 13년 차가 됐습니다. 그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고 때로는 절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기도 물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약자의 목소리를 확성하는 스피커 역할을 하겠다’는 처음의 신념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창간일에 작성하는 창간사를 어떻게 쓸까 꽤 오랫동안 구상해봤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든 생각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가진 직책, 소유물과 우리 자신을 동일시하곤 합니다. 좋은 집, 학력, 권력, 재물, 나이로 진정한 ‘자신’을 포장하고 무장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러한 견해는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도 논의됩니다. “부는 분명 우리가 추구하는 선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다른 것을 위해 도움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이는 부(富)는 ‘목적’으로의 수단일 뿐 부 자체가 삶이 추구하는 선의 목적은 아니라는 뜻일 것입니다. 소득이나 부는 우위성을 판단하는 데 부적절한 방식이라는 것 아닐까요. 자신이 소유한 것과 자신이 이룬 것은 ‘자신’과 동격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이른바 ‘강사법’은 대학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교원 지위 인정을 위해 2019년 8월 1일부터 시행된 법안으로 공식 명칭은 고등교육법 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은 강사에게 대학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대학은 강사를 1년 이상 임용해야 하며 3년 동안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의 개정은 2010년 한 대학 시간강사가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고등교육법은 2011년 대학 강사의 교원 지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처음 개정안이 추진됐으나 이후 4차례 시행이 유예되고 2018년 3월 대학 강사제도 개선 협의회가 구성된 후 19차례 회의를 거쳐 합의안을 도출해 국회가 개선안을 바탕으로 2018년 11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해진다. 문제는 법안 개정 이후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가 전과 다르게 개선됐느냐 하는 점이다. 2020년 8월 기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강사법이 시행된 직후 2019년 2학기 대학에 등록된 강사는 4만 5천27명으로 직전 2018년 2학기와 비교해 2만 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당 법안에는 1년 이상 주당 5시수 이상 강의를 한…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서울 강동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택배차량 진입 통제를 놓고 벌어진 갈등이 오늘로 한 달이 된다. 갈등의 촉발은 앞선 4월 1일 입주민 안전을 내세우며 단지 내 지상도로에서 택배차량을 비롯한 차량 통행을 금지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트 측은 긴급차량을 제외하고는 지하주차장을 통한 차량 이동을 주장했는데 이에 주차장 진입제한 높이인 2.3m보다 높은 일반 택배차량은 단지 안 진입이 어려워진다. 주민들이 원하는 저상차로 개조할 경우 택배차량의 적재실이 기존 1.8m에서 1.3m로 50cm 이상 줄어든다. 택배기사들은 저상차를 사용하면 근골격질환이 우려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높이가 낮아진 차 안에서 중량물을 취급하므로 몇 개월 후에는 몸에 엄청난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또 입주민들이 주창하는 저상차로의 개조비 최소 130만 원 역시 택배기사들 부담으로 돌아간다. 낮아진 차량 높이로 적재량도 30% 이상 줄어들며 이로써 근무 시간과 유류비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손실분 전액이 택배기사 부담이라고. 앞서 택배기사 두 명은 이러한 이유들로 해서 ‘저상차는 안 된다’는 호소문을 아파트 단지에 부착했다가 입주민에게…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앞선 2월 1일 미얀마의 국부 아웅 산의 딸인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연맹이 압승한 2020년 11월 총선 결과에 군부가 불복하며 일어난 쿠데타로 미얀마 시민의 사망자 수가 연일 늘어가고 있다. 27일 ‘미얀마군의 날’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군경이 무차별 총격을 해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숨지면서 누적 사망자 수가 4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보도됐다. 실상 미얀마 군부는 이번 쿠데타 이전부터 이미 정부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었고 그 결과 1988년 쿠데타에 이어 2021년 쿠데타에서도 성공하며 불안정했던 미얀마의 민주주의 정권은 5년 만에 무너졌다는 평가다. 미얀마 헌법상 미얀마군 통수권자는 미얀마군이 스스로 임명한 총사령관이고 대통령과 총리는 군부에 명령할 권한이 없다고 전한다. 특히 미얀마에 자유선거를 재도입하는 과정에서 있을 개헌을 막기 위해 의석 25%를 군부가 임명하며 헌법 40조에 비상사태 시 군 총사령관에게 권력을 인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고. 미얀마의 군사독재 기간은 1962년 네 윈 미얀마군 총사령관이 쿠데타를 일으켜 사회주의 독재 체제를 세운 이후 2015년 총선에서 민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한국의 공동체 문화는 그 전통이 뿌리 깊다. 농경 사회였기에 가족과 마을을 중심으로 협력하고 소통하며 때로는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눠왔다. 한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우리'라는 표현에서도 이를 볼 수 있다. “너무 지쳤어요. 삶도, 겪는 혐오도, 나를 행한 미움도. 오랫동안 쌓인 피로가 있어요. 미안해요.” 이는 최근 사망한 한 성소수자가 남긴 글이다. 기간제 교사이며 군인이었던 평범한 사람들이 성소수자로 ‘낙인 찍혔’고 결국 최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소수자란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동성애자, 무성애자, 범성애자, 젠더퀴어, 간성, 제3의 성 등을 포함하며 성정체성, 성별, 신체상 성적 특징 또는 성적 지향 등과 같이 성적인 부분에서 사회적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이를 말한다. 앞선 2월 인권위가 발표한 ‘트렌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65.3%가 트렌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인터넷, 방송언론, 영상매체를 통해 트렌스젠더 혐오 발언과 표현 등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이들은 일상적 용무를 할 때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포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그 중에는 화장실…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개성공단은 경기도 개성시 봉돌리 일대 9만3000㎡ 면적에 조성된 공업단지로 개성공업지구로도 알려져 있다.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추진된 남북경제협력사업의 하나로 2000년 8월 22일 남쪽의 현대아산과 북쪽의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체결한 개성공업지구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가 공단 조성의 단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2016년 2월 10일 대한민국은 국가 안전 보장 회의에서 북측의 핵 실험 및 로켓 발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을 내렸고 다음날 북측은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하면서 대한민국 측 종사자들을 전부 추방했다. 폐쇄결정 당시 개성공단에는 124개 기업이 입주 가동 중이었다고 하는데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2014년 4억 7천만 달러, 2015년 1-11월 5억 1천500만 달러이며 개성공단 조성부터 가동중지를 결정할 때까지 대한민국에서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유입된 현금은 총 6천160억원이었으며 정부와 민간에서 투자한 총액은 1조190억원(공공투자 4577억원 민간투자 5613억원)이었다고. 남측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 발표 후 2018년 3차 남북정상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기지촌(基地村)은 병영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서비스업 중심의 생활권을 형성하는 군사취락 지역을 일컫는다. 광복 이전에는 일본군을 상대로 그 주둔지에서 발달했고 6·25전쟁 이후에는 미군을 대상으로 발달했다고 전해진다. 주요 미군주둔지에는 수복과 더불어 기지촌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미군의 외출과 외박이 허용된 1957년부터 급격히 번창하기 시작했다. 한홍구 박사의 <유신>에 따르면 미군을 상대로 하는 여성의 숫자는 많게는 18만에서 적게는 3만으로 추산됐다. 일곱 집뿐이었던 평택 안정리는 수천 명의 위안부가 모여 사는 거대한 기지촌으로 변화했다고. 미국이 닉슨 독트린에 따라 1971년 3월 7사단과 3개 공군 전투부대 등 주한미군 6만 2천 명 중 2만여 명의 철군을 단행하자 박정희 대통령은 미군 추가 철수 방지에 전전긍긍했고 이 틈을 탄 미국은 다양한 경로로 기지촌 정비 요구를 했다. 이로써 박정희 정부가 외화를 벌기 위해 미군 위안부와 기지촌 여성을 직접 관리하는 사실상의 ‘공창제 운영’이 시작된 셈이다. 이들이 벌어들인 수입은 어땠을까. <유신>에 따르면 1964년 한국의 외화수입이 1억 달러에 불과했던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500년, 사랑의 유효 기간이면 좋으련만 애석하게도 이는 플라스틱이 생분해되는 기간이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이 성행하면서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른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많은 사람과의 접촉 없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편리하지만 음식물이 담겨온 용기 처리문제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1907년 개발돼 가볍고 가공이 쉬우며 생산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기존 금속, 석재, 나무, 유리 등의 재료를 대체하며 산업은 물론 일상생활용품에서까지 없어서는 안 될 물질로 꼽히고 있다. 플라스틱 관련 씁쓸하고도 부끄러운 사건도 있다. 2018년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 5천100톤과 1천400톤 총 6천500톤의 합성플라스틱으로 환경부에 신고된 화물이 필리핀으로 수출됐다 2019년 2월 3일과 2020년 1월 20일부터 2월 9일까지 3주에 걸쳐 1천400톤과 5천 100톤이 되돌아온 것이다. 한마디로 ‘불법 쓰레기’가 ‘재활용 가능한 화물’로 신고됐다 필리핀 정부의 문제제기로 한국으로 돌아온 것. 1차로 반송된 폐기물 소각 처리비용만 1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전해진다. 그린피스는 “쓰레기 더미에서 내뿜는 악취, 침출수, 유독가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여기 두 건의 성범죄 사건이 있다. 두 건은 시간 간격을 두고 꽤 많은 유사점을 보인다. 법원 판결이 현격히 다르다는 것 빼고는 말이다. 첫 번째 사건. 2020년 7월 부산에서 발생한 20대 여대생 A씨 사건이다. 친구들과 떠난 여행지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낯선 30대 남성이 A씨를 차량에 태워 인적 드문 야산으로 데려갔다. 남성은 조수석에 앉은 A씨를 청테이프로 묶고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다. A씨는 남성의 혀를 깨물었고 혀끝 3cm가량이 절단됐다. 남성은 A씨를 중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두 번째 사건. 사실 이 건은 시간상으로 우선이다. 56년 전인 1964년 5월 6일 당시 18세였던 B씨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C씨(당시 21세)에게 저항하다 C씨의 혀를 깨물어 1.5cm 절단한 혐의(중상해죄)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A씨 사건 판결은 달랐다. 사건 직후 30대 남성은 여성이 자신에게 입을 맞추려 하다가 혀를 깨물었다고 주장했다. 승용차 블랙박스 음성분석 등을 통해 검찰은 이 주장을 거짓으로 보고 “혀를 깨문 것은 피해자(여성)의 신체와 성적 자기결정권에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하나의 사안을 다루고 이처럼 수많은 전화를 지속적으로 받아본 적은 없는 듯하다. 시간은 2020년 12월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날 오후 평소 안면이 있던 기자분께 전화가 왔고 용건은 몇 년 전 이슈가 됐었던 시의원 ‘폭행 사건’ 관련 기사 삭제였다. 갑작스러운 전화도 전화지만 매일 참신한 사안들을 고안하고 있는 와중에 그 사안을 기억하고 있을 리는 만무했다. 곧 그 기자분은 장본인 시의원이 지목한 사건 관련 기사 링크를 몇 개 보내줬다. 그리고는 내려줄 수 있으면 내려달라고도 했다. 위의 ‘폭행 사건’이란 화성시의회 한 의원이 여성 지인 폭행 혐의로 2018.9. 경찰에 고소된 사안으로 이 의원은 해당 사건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당했다. 이후 피해자 합의를 통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됐으며 민주당 경기도당은 해당 시의원을 제명하고 화성시의회 윤리위에도 제소를 권고했었다. 인터넷신문의 폭발적 증가로 잊힐 권리가 표면상으로 떠올랐다. 이 권리의 행사는 기사삭제로도 이어지는데 이는 언론사 규모를 떠나 빈번히 회자된다. 해당 시의원도 지역언론은 물론 중앙언론의 본인 기사를 100여 개 내렸다고 했다. 사실 이 사안은 전화를 받기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외국에 나갈 일이 있었다. 사실 그때까지 반도 밖을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어 나가는 이들에게 동행을 청해 갔다. 일행은 대여섯 명 됐었고 일정은 일주일 정도였다. 그 나라 공항에 도착하니 여성 두 명이 나와 있었다. 알고 보니 일행 중 누군가가 갈 것을 미리 일러두었고 그녀들은 시간에 맞춰 나와 있었던 것. 두 여성은 일행 가운데 두 명의 남성과 짝이 되어 마치 그곳 가이드 같은 역할을 하는 ‘현지처’였다. 국내에서 일부 안면이 있던 터라 그 둘은 내내 조금씩의 눈치를 보기는 했지만 그 여성들과의 ‘동침’에는 일말의 망설임이 없었다. 살 만큼 살았고 경험했을 만큼 했다고 자부했던 차였음에도 약간의 ‘문화적’ 생경함은 있었다. 그 두 남성 중 한 명은 가정이 있는 가장이었고 한 명은 이제 막 호감을 갖기 시작한 여자친구가 있었다, 한국에. 1953년 형법 제정과 함께 명시된 간통죄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간통해 성립하는 범죄다. 친고죄(親告罪)로서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고 형사소송법 229조에 따르면 고소는 혼인이 해소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가 아니면 할 수 없으며 고소를 제기한 후 다시 혼인을 하거나 이혼소송을 취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