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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편의 영화] 장국영 리즈 시절이 그립다면 <종횡사해>

젊은 시절의 치기 의리 사랑 반전 스릴 넘치는 추억의 명작名作

전형적인 5대 5 가르마, 달콤한 초콜릿 광고 그보다 더 매혹적인 마성의 목소리와 외모. 홍콩 스타 장국영(張國榮 Leslie Cheung)을 기억하는 이라면 이미 주위에서 ‘옛날 사람’이란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을 것이다. 지난 것은 지난 대로의 의미가 있다는 노래 구절처럼 80-90년대의 매력은 우리 기억과 가슴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그 가운데 한 편을 차지하는 이가 바로 장국영이다.

 

10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장국영은 그가 태어나기 직전 아홉째가 죽었는데 공교롭게 생일이 같아 가족들은 그를 죽은 아홉째의 환생으로 여겼다고 전해진다.

 

장국영은 국내에서 흔히 영화배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는 사실 중화권에서 알란 탐, 매염방과 더불어 3대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가수다. 당시만 해도 가수와 배우를 겸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지 않았던 국내 분위기와는 달리 미국과 홍콩 등지에서는 배우와 가수의 탤런트를 겸비한 이들이 다수 활동했다. 덕분에 장국영의 팬들은 그를 음악으로도 스크린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었다. 국내 초콜릿 광고에 삽입된 노래 ‘To You’는 장국영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잊히지 않을 명곡이다.

 

장국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아무래도 <영웅본색2 英雄本色>에서의 공중전화 부스신일 것이다. 총상을 입은 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딸의 이름을 부르며 죽어가던 그 처연한 표정 그에 맞춰 흘러나오는 명곡 ‘분향미래일자(奔向未來日子)’. 지금 생각해도 아련한 추억의 한 장면이다.

 

 

<종횡사해縱橫四海 1991>는 장국영(제임스)과 주윤발(아해)이 대도(大盜)로 등장한다. 그 사이에 여주인공 중추홍(홍두). 셋은 고아로 명화와 골동품만을 훔치는 그 분야 전문가들로 키워진다. 파리 박물관에서 니스로 옮겨지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훔치는 데 성공한 이들은 프랑스 갱단의 주문으로 다른 작품을 ‘작업’하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해는 죽게 되고 제임스와 홍두는 결혼을 한다. 홍두는 원래 아해와 연인이었고 제임스는 그런 홍두를 남몰래 바라봐왔다. 시간이 흘러 아해를 죽게 한 이들이 그들이 믿었던 사부의 계략임을 알게 되는데.

 

이 영화는 특별히 결말 스포를 하지 않겠다. 다만 소제목에서 반전의 재미가 넘친다고 했으니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하실 거라 본다. 여심을 녹이는 장국영의 미모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꼭 한 번 봐야 할 영화 종횡사해. 느와르에서 보였던 액션과는 또 다른 장국영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영화는 완벽한 반전 스토리를 선보이는 <인사동 스캔들>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양성애자 혹은 동성애자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2003년 4월 1일 당시 46세의 젊은 나이로 홍콩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투신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장국영. 그가 세상을 떠난 지 9시간 만에 홍콩에서 6명의 팬이 그를 따라서 투신했고 그 중 5명이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도 삼합회 살해설, 천안문 발언 등 공산당에 비판적이었으므로 중국 정부의 살해설, 그의 동성 애인이라고 알려진 당학덕(唐鶴德)이 유산을 노리고 살해했다는 설 등이 떠돌았다고.

 

이러한 수많은 풍문에도 그가 세운 홍콩 영화와 가요계의 공로는 뛰어나다. 더불어 그가 선보인 영화와 노래로 팬들은 그 시절 행복한 추억을 쌓았고 이는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다. 시간이 지나도 그가 팬들의 가슴 속에 머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