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뉴스] 기자회견 시작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었다. 시장은 시작 20분 정도 전에 회견장에 들어와 여러 상황들을 체크한 후 예정 시간인 30분경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후 120분이 흘렀다. 앉아 있는 이도 조금씩 좀이 쑤실 무렵, 문득 단상의 발표자를 보니 이 이는 쌩쌩하다. 서 있는 자세, 발음, 목소리 크기, 심지어 집중력까지도 시작하는 처음과 거의 유사했다.
이쯤되니 이 사람 조금 무섭다 싶다. 저처럼 흐트러짐 없는 몰입력이라니.
이 시장은 브리핑 자료를 직접 준비 검토한다고 전부터 재차 어필한 적 있는데, 실제로 ppt에서 달라진 단어나 어구를 즉석에서 짚어 내기도 한다.
120분이면 웬만한 러닝타임의 영화 한 편보다 긴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관객들은 울고 웃고 자신의 기나긴 여정을 그리기도 한다. 그만큼 긴 서사를 지닐 정도의 시간이라는 뜻이다.
입장 시각부터 따지면 근 150분을 무의미한 큰 움직임이나, 쓸데없이 들썩거리거나, 머리나 얼굴에 손을 댄다거나가 없었다. 그 흔한 물 한 번을 안 마셨다.
질문은 참석 기자 중 거수한 거의 모두에게 받았다. 궁금한 사항은 현장에서 즉시 해결하는 것이 오해 없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이 시장은 취임 초부터 대체로 모든 기자의 질의를 받고 막힘없이 답변을 즉각 내놓는 듯하다.
머릿속에는 용인 시정 전반에 관한 로드맵이 들어있는 듯 시 행정 및 정책 관련 내용을 속속들이 설명해 나갔다. 상세 날짜와 장소 등을 모두 기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음성은 그다지 크지 않으나 귀에 잘 들어왔고 단어와 단어 사이의 인터벌도 적정했다. 청중 흡입력도 보이는 듯하다.
인구 100만이 넘어가는 특례시 행정을 두루 아우르려면 머릿속이 복잡하리만도 한데, 지금 이 기자회견에 모든 에너지와 집중력을 쏟아붓는 것처럼 보였다. 발성의 고저는 낙폭이 크지 않고 흐트러짐이 없었는데, 그러면서도 전달력을 갖는다.
아직 초선, 출발할 때의 포부와 열정이라고 단정 짓기엔 어느덧 취임 3년 차다. 연차가 쌓이면서 민생과 시 행정을 더 많이 파악하고 점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일 년에 두어 번, 기자회견장에서 보이는 모습이다. 그마저도 매너리즘을 띠는 회견장도 간혹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대로 유지되길, 지치지 말고 페이스 유지하면서 본인의 최선을 다하여 후대에 '열심히 일한 시장'으로 평가되길 바라 본다.
-2025.01.22. 이상일 용인시장 신년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