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리는 자연스럽게 빛이 난다. 그곳에서 피어나는 향기로운 꽃들은 물론이고 터를 잡고 사는 S씨의 순수함까지도 향기롭다. '연인'이라는 꽃말을 둔 메밀까지도. S씨는 2009년 시행된 MB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두물머리 인근에서 지금의 농지로 2012년 이주당했다. 2021년 말부터 융자받은 농업발전자금의 원리금 4억 2천만 원가량을 10년간 매년 상환해야 한다. 통계청 추산 2018년 농가 순소득은 2천만 원대다.
15년 넘게 자신의 일터로 여기며 성실히 일해온 40대 가장 고 문중원 기수. 8살 6살 남매를 두고 세상을 떠나며 그가 남긴 유서 세 장에는 한국마사회의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신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하기 위해 자필로 복사본을 남긴다고까지 적어놨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장에서만 일곱 번째 죽음이다. 무엇이 누구보다 성실했던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 내막을 살펴봤다. ■ ‘피라미드 구조’의 경마장 치열한 경쟁 위주의 ‘선진경마제도’ 고 문중원 기수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장 경마기수였다. 경마장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마사회, 마주-조교사-기수, 마필관리사의 관계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마사회는 조교사에게 면허를 발급하고 마방(마구간)을 임대한다. 개인 마주는 말을 빌려주고 개인사업자인 조교사와 위탁계약을 맺는다. 조교사는 말을 관리하는 마필관리사를 고용하고 말을 타는 기수와 계약을 맺는다. 조교사는 기수의 출전 선택권, 경주의 작전 권한을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기수는 조교사의 부당한 작전지시로 경주 도중 위험에 처하거나 경마 비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정황을 인지하면서도 조교사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행여 부당한 지시를 거부
2019년 11월 29일 부산 마사회 소속 문중원 기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경찰을 꿈꾸던 청년이었다. 기수가 돼서도 자비로 호주 영국 일본 등지에서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매년 갱신해야 하는 면허, 면접 등의 절차를 치러야 했다. 또 조교사로 일하려 마방을 대부받는 과정에서 내부 비리에 괴로워했다고 부친 문군옥 씨는 전한다.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제2 제3의 ‘문중원’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문군옥 씨는 마사회에 책임을 묻고 있다. 앞선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옆 문중원 기수 분향소에서 문군옥 씨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 2019년 11월 29일 급작스러운 비보에 상심이 크실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심경은 어떠신지. - 예상치 못한 일을 접했다. 저희 아이가 부산 경마장에 있었는데 거기서 해결이 안 돼서 12월 27일에 여기 올라와 지금 두 달이 다 돼가는데 부산(마사회)은 공기업이니까 마사회에서 해결이 안 돼서 정부에다 항의하는 중이다. ■ 고 문중원 기수가 마사회에 정규직이 아닌 개별사업자로 소속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문중원님의 회사 내 입지와 급여 체계 등은 어떠했는지. - 안 되
15일 오전 수원의 한 편의점에 부착된 메시지. '카드나 현금을 던지'어도 '정중하게' 판매를 거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면서 왜 던지는지. 그 모든 과정이 '정중하게' 이뤄진다면 그 광경 또한 얼마나 고울까.
한국가스공사(사장 채희봉 이하 공사) 비정규지부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간헐적 전면 파업 및 지역본부별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가스공사 사측은 자회사안을 내놓고 있으며 비정규지부는 자회사가 아닌 직고용 체제를 요구하고 있다. 앞선 1월 29일 오후 경기지역본부 천막 농성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들어봤다. 아울러 사측의 입장을 한국가스공사 언론부를 통해 전달한다. ■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비정규직 제로 시대’ 한국가스공사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임기 중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임기 내에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2017년 7월 정부는 2020년까지 853개 공공기관 비정규직 20만 5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 정규직 전환 요구 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17년 7월 정부의 공공부문 자회사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후 이은 11월부터 노사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직접고용 등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원(원장 심재일)은 2020년 신년맞이 창훈묘원 참배로 국가 수호를 위해 희생하신 국가유공자와 유족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기리며 경건하게 한 해를 시작했다. 보훈원은 무의탁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통합의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1963년에 종합원호원으로 오픈했으며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가 입소해 계시는 등 57년간 국가유공자 및 유족의 노후복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기관이다. 보훈원 직원들은 최근 자체 관리 현충 묘소인 창훈묘원을 찾아 헌화 및 참배하고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환경정화 활동을 실시했다. 심재일 보훈원장은 “경자년 새해를 맞아 지속적으로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나라사랑 하는 마음을 실천해 나갈 것이며 보훈원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십일 년간 공들여 키운 자식이 알고 보니 남의 새끼였다? 하루아침에 ‘종달새’ 아빠 된 허삼관. 자신의 피를 팔아 남의 자식 병을 고치는,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진하다는 내용을 그린 영화 ‘허삼관’을 소개한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로는 허삼관 허옥란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 등이 있다. 허삼관과 허옥란은 결혼한 부부이며 일락 이락 삼락은 순서대로 아들 세 명이다. 첫째 아들 일락이가 열한 살이 되던 해 아버지 허삼관(하정우)은 그 아이의 진짜 아버지가 사실은 허옥란(하지원)의 첫사랑 하소용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루아침에 종달새 아빠 된 허삼관 그날부터 그는 일락이를 아들 취급하지 않고 만두도 이락 삼락이 두 아들과만 먹으러 가며 삐친 티를 팍팍 낸다. 속 깊은 일락이는 행여 어머니의 마음이 상할까 웃으며 대응하기도. 동네 사람들은 허삼관을 만나면 “아, 자네가 그 종달새인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종달새는 뻐꾸기가 자신의 둥지에다 낳은 알을 부화시키고 먹이도 준다고 해서 생겨난 별명. 일락이의 친부 하소용이 어느 날 병에 걸리고 민간 신앙을 통해 병을 고치려는 하소용의 부인은 일락이의 미래를 위시해 그를 양자로 맡기로 한다. 하소용의 치료를 위한
- 편집국장 이영주 “지금은 언론 시민운동의 시대라고 하는 게 적합할 거예요. 이미 언론은 자본과 각종 권력에 잠식된 지 오래죠.” 한 신문사 편집장은 진지하면서도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얼마 전 펴낸 창간 준비호 전면에 쇠스랑을 들고 있는 굵은 힘줄의 팔뚝을 지닌 동학농민운동 동상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어내기도 했다. 그것은, 그래 참으로 상징적인 거였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창간준비호와 창간호 어디에도 소위 말하는 권력자(정치인)의 축사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거였다. 주로 어디 어디 주민, 무슨 동 주민의 축사로 가득 메웠다. 인상적이기도 하지, 그의 고집을 알 만도 했다. 우연찮게 나온 그의 말에서 한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았던 생각거리가 일거에 해소되는 듯했다. 그렇지, 언론운동, 언론시민운동 그것이 정답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다녀도 소득은 되지 않고 오히려 “돈 되는 델 가야지”하고 말하는 이들은 어찌어찌 어디서든 광고를 받기도 하니 말이다. 그것이 참으로 의아하기도, 스스로 답답하기도 했던 터였다. 그런데도 왜 언론 활동을 하고 있는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혹 취미인가, 이 치열한 현대 경쟁 사회에서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 시대에 설마
S씨의 농가에는 여러 동물이 있다. 길바닥 출신인 견공들부터 사소한 고갯짓 하나도 예사롭지 않은, 도도하기 이를 데 없는 닭님들까지. 오골계부터 토종닭까지 흔하지 않은 혈통들이라고 S씨의 설명은 이어졌다. 내년 말 코앞으로 다가온 원리금 상환 기일에 S씨는 자연리가 아닌 다른, 농지값이 조금 더 싼 곳으로 이주할까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이 아름다운 깃털의 닭들은 누구와 살아가야 하는 걸까. S씨는 2009년 시행된 MB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두물머리 인근에서 지금의 농지로 2012년 이주당했다. 2021년 말부터 융자받은 농업발전자금의 원리금 4억 2천만 원가량을 10년간 매년 상환해야 한다. 통계청 추산 2018년 농가 순소득은 2천만 원대다.
제주는 벌써 유채꽃이 한창이다. 이곳 외에도 곳곳에 자연적으로 피어 있는 꽃들이 꽤 된다. 근처에 가니 달큰 쌉싸름한 유채꽃향이 그윽하다. 주인은 이른 봄을 기다리며 열심히 씨앗을 뿌렸겠지만, '무단 촬영 금지 - 1인당 1천 원' 팻말은 왠지 이 지구의 모든 것이 사람의 돈벌이 수단으로 쓰이는 것 같아 일견 씁쓸함을 준다. 25일 오후 제주 한 유채꽃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