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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육의 본질가치는 인간의 내적 성장" 박규현 교장 양평자유발도르프학교

 

[와이뉴스] 발도르프학교는 1919년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슈타이너가 ‘자유 발도르프학교(Freie Waldorf Schule)’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12년제 사립 종합학교(comprehensive school)로, 발도르프-아스토리아(Waldorf-Astoria) 담배공장 소유주 에밀 몰트(Emil Molt)가 슈타이너에게 교육을 맡아달라고 하면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이 공장의 이름을 따 발도르프라 했고, 교육이 사회의 다른 경제 영역이나 법적·제도적 영역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 ‘자유’ 발도르프학교라고 했다는 것. 


양평자유발도르프학교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할 온 살림의 교육예술을 펼친다'를 교육이념으로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의지, 감성, 사고의 조화를 이뤄 자유로운 인간이 되도록 돕고자 한다는 것. 

 

2008년도에 개교한 양평자유발도르프학교는 12년제다. 현재 최고 학년은 8학년(중 2학년)이며 내년(2023년도)에 상급반 운영을 앞두고 있다. 향후 양평지역에 '대안 대학'까지 과정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선 5월 2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평자유발도르프학교에서 박규현 교장(발도르프 내부 명칭은 '대표')을 만나 교육 관련 이야기를 나눠 봤다. 

 


■ 박규현 교장 선생님과 발도르프학교 소개 부탁. 아울러 발도르프학교의 창립 계기 및 시기 등도 말씀. 
(국내) 대안학교 역사는 1995년 정도 시작된다. 국가 주도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교육 다양성과 가치 지향을 목적으로 일종의 시민운동에서 출발했다. 간디학교나 이우학교 등이 처음 대안학교의 선구자 역할을 했었다. 발도르프학교는 전 세계 100개국 1천여 학교가 있다. 국내에서는 2002년 처음 시작됐으며 15곳 정도 있다. 제도권의 바깥에서, 학교법의 통제나 간섭을 받지 않는 학교를 대안학교라고 했다. 전국에 아주 다양한 대안학교가 200곳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무현정부 시절 특수학교 역할했던 학교나 일반학교의 특수반이나, 과거 실업계 고교 역할을 하는 특성화고에 대안학교의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하나는 시민운동에서 발원됐고 또 하나는 공교육 안에서 시작했는데 명칭은 동일했다. 시민운동이 먼저 시작했고 정부정책이 뒤따라오면서 대안학교라는 명칭을 쓰다 보니 인가 대안학교, 비인가 대안학교 명칭을 쓴다. 인가 대안학교는 사실상 없다. 금년 1월부터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우리나라 교육법 관련해서는 학교법과 학원법 둘밖에 없다. 대안학교는 이 둘 안에 포섭되지 않는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있다. 발도르프는 보통 1-8학년이 초급, 9-12학년이 상급이라 하며 초급 8학년 동안 한 담임이 학생들을 맡는다. 발도르프학교 중에서 상급학년을 운영하는 학교는 네 곳 정도이다. 


발도르프는 독일의 담배공장 이름이다. 발도르프 아스토리아라는 담배 브랜드가 있었는데 그 주인 에밀 몰트라는 사람이 1919년 전액 기부를 해 학교가 세워져 그 사람을 기념해 그의 회사 이름을 땄다. 실제 그의 이름보다는 발도르프 교육을 창시한 루돌프 슈타이너라는 사람의 철학과 사상을 이어 받았다. 

 


■ 발도르프학교는 생명역동농업과 함께하는 공동체로 알려져 있는데, 발도르프학교의 주된 교육 이념은 무엇인지.
농법의 이름이 바이오다이나믹이라서 생명역동이라고 번역하는데, 세계 최초의 유기농이 바이오다이나믹 에그리컬쳐다. 유기농 개념이 발도르프 교육과 같이 시작됐다. 1923년도에 생명역동농업에 관한 방법적 내용을 슈타이너 선생이 강의했다. 그 때부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1920년대 들어 발도르프학교에 상급학년이 신설됐다. 유기농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는데 슈타이너가 농법이 자연과 공존하고 지속가능하려면 유기농이 돼야 한다고 (주창했다). 유기농이 되려면 생태계 순환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원리와 방법을 밝힌 것이다.
유기농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명역동농업에서 나온 것이다. 


요즘식으로 이야기한다면 퍼머넌트컬처라고 하는데 에그리컬처가 중심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컬처, 기후위기, 사회구조적 위기들, 예고된 위기들, 인구문제, 화석연료 고갈, 세계경제구조,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야기된 각종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올 때가 된 거다. 현재와 같은 방식은 지속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본다. 수십 년전에 과학자들이 2050년 되면 석유 석탄이 고갈될 것이라 했는데 지금 과학자들은 2030년 되면 끝날 것이라 한다. 이게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전 세계 인류에 닥쳐 있는 문제다. 기상학자나 지질학자들은 모두 알고 있듯 북극점이 이동하고 있고, 해수면 상승하고 있다. 그렇다면 1차 산업부터 모든 것이 막힌다. 발도르프는 기본적으로 자연의 순환시스템을 움직여야 하는 힘, 이 힘들이 인간의 심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본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주고 받는 순환시스템을 훼손하지 않고, 이런 순환시스템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것을 삶의 기본 방식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유수한 인류의 전통적인 지혜들은 이것이 보편적 가치라고 본다. 문제는 그것을 실천할 철학과 방법론을 가지고 있느냐다. 우리 전통사상에도 있었던 것이고 서구의 전근대 사상들은 소위 일원론이라 말할 수 있는 철학들은 이런 사상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200년 정도 된 근대문명은 이러한 순환시스템에서 많이 벗어났다. 

 


■ 양평자유발도르프학교는 독창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시행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개 부탁. 
독창적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키는 것이라고 본다. 근대 교육이 원형적인 가치에서 벗어나다 보니 과거 지켜졌던 가치가 근대 공교육에서 지켜지지 않으니 독특해 보이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 가치는 그의 고유한 잠재적 능력을 발견하고 실현하게 도와주는 것인데 현대 교육은 그것을 목적 가치로 삼지 않고, 사회가 요구하는 산업인력 양산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잠재력을 스스로 실감하도록 많은 체험이 뒤따라 줘야 하고, 체험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감성들이 보호되고 육성되면서 감성의 바탕 위에서 논리나 이성이나 개념적인 학습이 더해졌을 때 감성과 이성이 조화된 건강한 인간상을 바랄 수 있을 텐데 오늘날 교실에서 이뤄지는 부분들은 체험 부분들을 사실상 생략해버린다. 


텍스트를 통해서 지식의 형태로 받아들일 뿐이지 아이들 체험장소로 녹여낸다고 하는 원칙 자체가 무너져 내렸다고 볼 수 있다. 


발도르프 교육의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보는 것들은 실은 각 인류가 오랜 세월 기초 영역, 즉 예술 학문 목공 농사 등을 (실현하고 있다). 교육은 한 인간의 성장이 인류의 성장을 재현하고 있다고 본다. 특정한 개체가 그 전체 종의 역사를 성장과정에서 반복한다는 원리처럼. 어린 시절부터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겪게 되는 감수성과 의식의 변화를 인류가 고대문명부터 현재까지 변해온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그러면 교육의 커리큘럼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인류가 지금까지 거쳐왔던 중요한 것들, 기초학문이나 각종 탐구 주요 영역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커리로 본다. 그게 커리 구성의 기본 원리다. 


하나 예를 들자면, 습식수채화가 있는데 이를 통해, 경계가 분명한 유채화와는 달리 자연의 여러 것들이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 대안학교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현 상황에서 어떠한 제도가 시급하다고 판단하시는지.
우리나라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된 교육이 현재 공교육의 방향성이 조금 더 원래의 본질적 가치가 살아나야 하고 방향성이 다양하게 보장되고 시도되는 사회가 더 좋은 방향이라 본다. 지금껏 시민사회가 이 역할을 해왔고, 국가의 일체의 지원은 없었다. 기본권의 보장 차원에서라도 아주 기본적인 시설과 운영에 관한 지원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해외 사례에서도 교사와 커리큘럼에 간섭은 하지 않는 간섭 없는 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안교육기관 관련 법이 올해 시행이 됐는데 이 법을 요구한 목소리는 10년 정도 됐다. 민주주의의 성숙도와 다양성 인정 정도가 높아지면 대안학교 지원은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 양평 외에도, 전국에 발도르프학교가 다수 분포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소개 부탁. 발도르프학교 입학 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또 발도르프학교 졸업 후 정규교육(국정)으로 이전 가능한지도 궁금하다. 
학력 인정은 되지 않아 별도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공교육으로 다시 가면 된다. 초등 안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교육청 재량으로 알고 있지만, 당연히 받아주는 것으로 돼 있다. 만약 발도르프에서 상급학년을 모두 마치고 중학교 1학년으로 입학하는 것은 연령 문제도 있어 불가한 것으로 안다. 그것은 법의 영역이다. 

 


■ 현재 공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진단하시는지.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없다고 봐야 한다. 교육의 기본적인 목적 가치부터 바꿔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도구화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교육인적자원부라는 명칭도 인간을 경제적 자원으로 본다는 것이라면 이 용어도 교육 본질 가치에서 벗어난다. 실질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시험을 치르는 것을 앎의 가치에 두는 것이 아니고 좋은 대학 진학과 사회영역에서 이기기 위한 경쟁 무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정치경제적 우월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교육의 본질가치는 인간의 내적 성장이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조금 더 다양성 관련, 현재의 국가의 획일적 주도성에서, 합리적 차원에서 공교육 내부에서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과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 이 외 더 전하고 싶은 말씀과 향후 활동 계획(교육 철학 실천활동)은 무엇인지.
모든 활동들이 앎을 추구하든, 사회운동을 하든 개인 집단 지역사회 그 자체의 주체적 의미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활동들 모두 보편적 실용적 가치를 가지고 실현해야 한다고 본다. 독일에서 시작된 발도르프교육을 우리나라 실정과 맞게,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교육이 특정한 방법론을 매뉴얼화 해 모방하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 지난 100년간 서구를 뒤따라가면서 발달한 역사다 보니 지금은 한국인의 자부심이 올라갔지만, 전통적인 것은 고루한 것이고 근대적인 것은 지고선처럼 여겨(졌다). 발도르프교육을 현지화 시켜야 한다고 본다.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으로 기본원리를 전환시켜 활용할 창의적 응용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 대안학교 전체 과제라면, 대안학교를 사람으로 비유하면 이제 막 청년기에 들어선, 여전히 개척 중인, 사회변화 속도가 빠르니 그만큼의 대안교육도 미리 준비하는 것, 그것의 변화속도도 치열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들을 담아내기에는 대안학교의 전체구력이 짧다고 본다. 이런 부분을 국가가 정상적이고 당연한 합리적 지원을 갖춰나가는 것에 관심을 사람들이 가져줬으면 한다. 


탈학교 청소년들이 한 해에 대략 3만 명 정도 된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누적되면 엄청난 수치다. 2030년대에는 고등졸업생들이 20만 명대가 예정돼 있다. 그럼에도 탈학교 청소년들은 더 늘어나고 있다. 이 부분을 사회가 품어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상처가 될 거라 본다. 의미 없는 무한경쟁,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 조기 무한경쟁 흐름을 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숙을 추구해야 하는 사회로 들어왔는데 교육 부분에서 만큼은 문화적 질적 성숙 분위기가 아직 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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