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뉴스] 경기아트센터는 4월 15-17일까지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도무용단 레퍼토리 시즌 신작 ‘순수-더 클래식’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컨셉은 ‘동서양 고전의 만남’, ‘우리 춤과 서양 클래식의 만남’, ‘경기도무용단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만남’으로 압축된다.
이번 작품에서 경기도무용단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현실을 살아내고 내일을 꿈꾸게 하는 ‘살아 움직이는’ 전통춤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우리 고유의 선율과 리듬에 맞춘 전통 움직임에서부터 클래식 선율에 맞춘 움직임까지, 시‧ 공간을 넘나드는 움직임을 만나게 된다.
우리의 장단은 신명을 맺고 풀며 감정의 정화를 만든다면 클래식 선율은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관객들의 정서를 파고든다. 때로는 현악의 애절함으로 때로는 타악의 강렬한 울림으로 심장을 두드리며 삶을 환기할 것이다. 클래식 악기로 연주되는 <강강술래>를 비롯해 이번 작품을 위해 작곡된 곡들은 관객들에게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소 실험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시도를 통해 새로움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동, 서양의 고전이 가지는 예술의 궁극적 가치를 깨닫게 될 기회가 될 것이다.
작품의 격조를 높이기 위한 컬래버레이션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번 작품을 위해 각 파트별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한다. 우선 <귀족놀이>, <홀춤> 등을 안무한 국립무용단의 윤성철이 전통춤의 레퍼토리 안무를 맡는다. 음악감독 정종임은 그 춤이 날아오를 수 있도록 곡을 붙이고, 공주시충남교향악단 정나라 지휘자(前 경기필하모닉 부지휘자)가 음악을 지휘한다. 또 BTS <Love Yourself> WORLD TOUR (2019~2020)에서 Scenic Design, 평창 문화올림픽 "천년향" (2018)에서 예술감독을 맡은 유재헌 감독이 무대미술을 담당하며, 간색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통한 소박하면서도 절제된 미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의상은 김지원 대표가 합류한다.
■ 시놉시스
프롤로그(강강술래)
흩어진 사람들이 모여든다
한 걸음, 한 걸음에 무게를 실어
꾹꾹 누른 마음의 염원을 담는 걸음걸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무엇을 돌이켜야 하는가
순수했던 시절로의 회기를 꿈꾸며
새로운 미래를 기원한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내일의 안녕과 풍요를 기대하며 나아간다
공동체를 구성하고 원을 만들며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
순수의 땅(태평무, 한량무, 부채산조)
태초의 시간
태초의 공간
세상을 창조할 신들의 회합
천상의 아름다움을 땅에 베풀며
삶의 격조를 잃지 말라 당부한다
첫 시간, 첫 마음, 처음 본 것을 가슴에 새긴다.
어머니와 같은 대지에 생명의 씨앗이 심긴다
싹들이 발아하는 찰나의 순간
벅찬 기쁨과 감격으로
태평성대를 바라는 신들의 춤
생명의 태동(탈춤, 진도북춤, 장구춤)
생명의 꿈틀거림이 시작을 알린다
느린 걸음이 어느새 달음질이 되고
모여드는 디딤 발에 대지가 울린다
가슴 속 작은 울림은 점점 커져 이내 천하를 호령한다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이 삶의 에너지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달려간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고요했던 세상은 어느새 활기를 더하고
삶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은
처음을 잊어간다
회한의 시간(신칼대신무, 살풀이, 지전춤)
앞만 보고 달려온 삶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창조의 섭리를 잊어버린다
파괴된 자연 분열과 대립의 관계
일상이 무너지고 후회하는 사람들
쓰러진 이들을 일으키고
망가진 마음을 추스르고자
염원을 담아 사람의 춤을 춘다
신들의 춤에 보답하는 춤.
신과 만난 사람의 춤에 다시 새로운 생명력이 넘실거린다
힘찬 발걸음, 고조되는 삶의 역동
다시 살아갈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에필로그(학춤)
희망의 땅
태초의 순수와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삶은 다시 시작된다
조물주가 선사한 태초의 아름다움을 재건한다
만물과 조화를 이루는 삶
각 사람이 삶의 품격을 되찾는다
■ 작품의도
이번 작품은 한국의 전통무용의 품격을 널리 알리고, 관객들에게 다양한 레퍼토리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제작되었다. 한국의 전통무용이 세계의 클래식과 견주어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아름다움과 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작품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우리의 전통춤 레퍼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인간의 희망과 바람을 담아낸 <강강술래>로 시작해 마지막 하늘의 신과 땅의 인간을 매개하며 화합과 미래로의 힘찬 도약을 표현해 낼 <학춤>까지 각각의 전통춤은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역동적인 우리의 삶을 담아낸다. 클래식 선율과의 조합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둘 사이에서 일맥상통하는 동서양의 정서와 감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이라는 비탈리의 <샤콘느>에 맞춘 살풀이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한 인간 고유의 정서를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위해 무대에 선보일 키네틱 모듈에 비추게 될 영상은 초현실적 공간을 만들며 장면장면에 상징성을 부여하게 된다. 프로젝션 파사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플레이트의 움직임에 따라 마치 영상이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기술을 통해 관객들의 상상이 더욱 확장될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시간과 하늘과 땅, 어디든 갈 수 있는 공간의 경험을 통해 시, 공간을 초월하는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