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뉴스] 존경하는 의장님,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지켜보시는 56만 안양시민 여러분,
비산1·2·3동과 부흥동 지역구의 안양시의원 허원구입니다.
저는 오늘, 행정의 본질이 무엇인지 함께 돌아보고자 합니다.
시장 개인의 감정적 판단과 행동이
어떻게 행정의 품격을 무너뜨리고
시민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지를 함께 돌아보고자 합니다.
최근 최대호 시장께서는 FC안양 경기 판정에 불만을 품고,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심판 판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시장 개인의 감정이 공식적인 기자회견이라는 형태로 표출된 겁니다.
지자체장이 특정 경기의 판정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이처럼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결과는 무엇이었습니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심판 권위 훼손’과 ‘리그 명예 실추’를 사유로
FC안양에 제재금 1,0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시장 개인의 언행으로 인해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이 징계를 받은 초유의 사태입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장께서는 이 징계에 불복해 직접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이 재심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결국 상벌위의 판단은 유지되었고, 시장의 대응은 결과적으로 행정 신뢰만 더 떨어뜨렸습니다.
물론 재심 청구는 제도적으로 가능한 절차입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렇게 묻습니다.
“정말 시장이 직접 나서야 할 일이었는가?”
“감정이 앞선 판단이, 행정까지 끌고 들어온 건 아닌가?”
라고 말입니다.
시민들이 느끼는 건 단 하나입니다. 시장 개인의 감정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 결국 시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에 손실을 안겼고, 그 부담은 시민에게 돌아왔다는 사실입니다.
행정의 책임자는 감정보다 절제를, 변명보다 성찰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번 사안은 책임 있는 리더십보다는, 감정에 휘둘린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FC안양 단장이 여름 이적시장과 스폰서 계약이 몰린 시기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작스럽게 사임했습니다.
시즌 중 단장의 사임은 매우 이례적이며,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지금은 행정안전국 국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권한과 책임이 불분명해, 구단 운영에 혼선과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단장은 선수단 구성부터 예산, 후원, 전략까지 총괄하는 핵심 자리입니다.
그 자리가 비어 있는 지금, 구단은 리더 없는 배와 같습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시정은 뒷전인데, 축구에만 집중하는 게 맞는가?”
“시장은 FC안양 구단주가 아니라, 안양시 전체를 책임지는 사람 아닌가?”
그렇습니다.
이제는 시장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정치는 감정이 아니라 절제에서,
행정은 말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이제는 축구보다 시민의 삶을 먼저 살펴야 할 때입니다.
이에 저는 안양시민의 대표로서 세 가지를 분명히 요구합니다.
첫째, FC안양 단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경위와 그로 인한 구단 운영 공백 상황을 시의회에 명확히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일천만원 제재금은 어떤 예산 항목에서 어떤 절차를 통해 집행되었는지 시민과 시의회에 정확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앞으로 시장께서는 구단 운영에 직접 개입하는 일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치가 아닌, 전문성과 공공성에 기반한 운영 체계를 마련해
시민구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시민 여러분.
FC안양은 시장의 개인 브랜드가 아닙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조직이자 시민의 자산입니다.
이제는 축구보다 시정에 집중하고, 열정보다 책임을 보여주셔야 할 때입니다.
시장께서는 구단주이기 이전에,
56만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안양시의 시장입니다
시민의 삶으로, 시정의 본분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