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보는 연극 시각장애인 위한 소리책 제작 배포
경기도립극단은 <끌 수 없는 불꽃> 작품을 ‘소리책’으로 제작해 오는 9월부터 전국 시각장애인 도서관 및 점자도서관, 시각장애인학교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앞선 6월 경기도문화의전당 무대에 올랐던 작품 <끌 수 없는 불꽃>은 대한민국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다소 자세히 알려있지 않은 역사적 사실인 제암리 학살사건을 주요 소재로 다뤘다.
‘소리책’ 사업은 라디오극과 같은 형태로 구성됐으며 도립극단 단원들의 목소리로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경기도립극단과 (사)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이 7년째 추진 중인 사업으로 약 25만 명의(2018년 기준)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성 향상, 사회적 소통, 독서생활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다.
2013년 이시원 작가의 희곡집 <녹차정원>을 시작으로 2014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맥베스>와 <리어왕>, 2015년 <로미오와 줄리엣>, 2016년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2017년 <햄릿>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어 2018년에는 최우근 희곡집 <이웃집 발명가>를 제작했고 전국 118개소의 점자도서관(39개소), 시각장애인학교(14개소), 경기도시각장애인시군지회(31개소), 시각장애인복지관(15개소), 시각장애인시도지부(17개소), 국립장애인도서관(1개소), 경기도장애인 복지종합지원센터(1개소) 등에 전달되어 도서대출서비스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다.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 관계자는 “도립극단의 소리책 기부활동은 시각장애인들의 독서문화조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끌 수 없는 불꽃' 소리책은 극단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와 실감나는 음악이 더해져 색다른 문화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업을 진행한 경기도립극단 관계자는 “경기도립극단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끌 수 없는 불꽃> 시놉시스
1919년 4월 16일. 수의사이자 선교사였던 스코필드, 영국 선교사 언더우드, 부영사 커티스, 기자 테일러와 함께 4월 6일 있었던 수촌리 사건의 피해를 확인하러 가던 중 제암리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제암리의 피해를 확인하러 간다. 제암리에 도착한 스코필드 일행은 제암리 마을 사람들에게 마을에 있었던 일을 물었지만, 사람들은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말을 못한다. 그러던 중 마을 사람 중에 전동례라는 여성이 나타나서 마을에 있었던 학살을 말한다.
발안장 만세운동에 참여한 제암리 사람들은 그저 평화적으로 만세운동을 전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본에의 분노를 폭력적으로 표출했다. 이후 발안 인근 주민들이 산에 봉화를 올리기 시작했고 육군 보병 79연대 소속 중위 아리타 도시오가 지휘하는 보병 11명이 제암리 토벌 계획을 세운다. 아리타 일행은 순사보 조희창과 정미소 주인 사사카의 안내를 받아 제암리로 들어온다. 아리타는 조희창과 사사카를 내세워 “만세운동을 진압하며 너무 심한 매질을 한 것을 사과하려고 왔다”고 말해 제암리 주민 가운데 15세 이상 남자들을 교회에 모이게 했다. 교회에 마을 남자들을 들여보낸 후 얼마 있지 않아 교회 안쪽을 향해 총을 쏘고 불을 질렀다. 불은 삽시간에 주변 집들로 번졌고 일본군이 돌아다니며 나머지 집들도 불에 탔다.
스코필드 일행은 교회 안에서 벌어진 일을 물어보지만 교회 안에서 벌어진 일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교회 안에서 있다가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인 경태가 스코필드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유일한 생존자 경태와 전동례 등으로부터 제암리에서 있었던 일을 전해들은 스코필드 일행은 이 사실을 바깥 세상으로 알리기로 한다.
'웰메이드 연극의 메카' - 경기도립극단
‘웰메이드 연극의 메카’를 지향하는 경기도립극단은 1990년 창단한 이래 수많은 공연작품을 통해 삶 이야기, 우리 곁의 이야기를 더욱 성숙하고 진솔하게 작품에 담아 왔다.
그동안 100여 회의 정기공연과 특별공연, 수백 회에 이르는 순회공연 등을 통해 서울에만 집중돼 있던 극예술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시켜 도민과 함께하는 문화첨병으로서의 역할을 활발히 해왔으며 매년 더욱 완성도 있는 작품과 다양한 공연활동으로 세계수준의 문화소양 확대를 모색하면서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