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향기] 철학자가 전하는 動物 혁명서

피터 싱어 <동물해방> 옮긴이 김성한 펴낸곳 연암서가


△ 이 책의 저자 피터 싱어는 말한다. “동물에게 고통을 안겨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마땅히 그러한 삶의 방식을 취해야 한다.” 그는 또 말한다. “대형 농장 시스템에서 잔인하게 사육되고 있는 동물들을 우리가 맛있게 먹는 것이 과연 윤리적으로 옳은 일인가. 동물학대의 진짜 주범은 맛있는 고기를 탐하는 모두”라고.

우리가 동물을 보는 방식을,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 놓을 매우 중요한 책 - 시카고 트리뷴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하며 읽고 나서 우리의 세계관과 다른 생물들 관련 책임 의식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리처드 애덤스

싱어의 논증은 치밀하고 매우 강력한데 그 이유는 그가 자신의 견해를 개인적 종교적 혹은 매우 추상적인 철학 원리가 아닌 우리가 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도덕적 입장에 호소해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뉴욕 타임스 북리뷰


질 좋은 털을 얻기 위해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밍크나 앙고라, 화학 제품의 안정성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수없이 눈에 시료가 투입되는 토끼들, 우울증 실험을 위해 간헐적으로 전기를 통하게 하는 철망 속에 감금된 개의 이야기들은 대다수 사람에게 혐오와 잔인함을 불러일으킨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일정 정도 감소할 수 있고 아예 없앨 수도 있는 실험이기 때문일 것이다.

소 돼지 닭 오리 칠면조 각종 어패류 등의 경우는 어떠한가. 세계 문화권마다 각기 섭취하는 육류의 종류가 달라 개나 말 식용 사안을 두고 나라 간 논쟁이 된 적이 있었다. 한국 개고기는 괜찮으나 미국 말고기는 이상하다, 한국 닭고기는 수용 가능하나 밀림 원주민의 원숭이 고기는 끔찍하다는 설들 말이다.

피터 싱어에 따르면 대부분의 인간은 종차별주의자다. 이는 능력적 우월성을 기준으로 종 사이에 우열을 나눌 수 있으며 우월한 종은 다른 종과 차별을 두고 가장 우월한 종은 인간으로 이로써 인간 중심적 패러다임은 정당화된다.

일부 동물과 식품이 동격시 되면서 공장식 대량 사육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환경오염 동물학대 기아발생 등의 산적한 문제에도 줄거나 사라지지 않는 육식 문화는 자연스럽게 동물들의 더 많은 희생과 고통으로 귀결된다.

인간이 섭취하는 1파운드의 동물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 송아지가 먹는 단백질은 21파운드다. 1에이커의 땅에서 콩을 재배하면 300-500파운드의 단백질을 얻지만 가축을 키우면 40-55파운드의 단백질만 얻는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는 동물들의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러한 잔혹 행위가 나타나게 된 역사 문화 사회적 배경을 살피고 이를 극복해 나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 책은 1975년에 이어 2009년 개정판이 출간됐으며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에 이어 △연구를 위한 도구 △지금 공장식 농장에선…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 △인간의 지배 △오늘날의 종차별주의까지 여섯 개의 장을 통해 동물을 향한 태도의 전환을 촉구하는 논리를 설득력 있게 펼치고 있다.

피터 싱어는 채식주의자다. 그중에서도 모든 생활에서 동물성 식품이나 물건을 온전히 배제하는 완전 채식주의 비건(vegan)이다. 저자는 1975년 처음 이 책을 펴냈으며 내용을 강연하기도 했고 더러는 목축업자들에게 살해 협박도 받았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명실상부한 현시대 동물해방 운동의 바이블로 불리며 철학자 셸리 케이건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이자 동물해방론자로 2005년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더불어 공리주의에 바탕을 둔 윤리체계를 정립해 빈곤과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실천주의적 윤리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피터 싱어의 또 다른 저서로는 <실천윤리학(Practical Ethics 1979)> <마르크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다윈주의 좌파> <죽음의 밥상> 등이 있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에서 기술하는 동물학대에 분노하고 혹여는 당장 채식을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닌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19-20세기 인류는 노예 해방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의 참정권이 허용되기 시작했다. 노예나 여성을 향한 차별과 학대는 미개하고 잔혹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것은 개나 고양이, 일부 조류 등을 제외한 인간과 친숙하지 않은 종의 다른 동물에게도 마찬가지다.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유대인 대량 학살에 경악했다면 그 사례를 인간이 동물에게 행하는 경우에 대입해보라. 그 감정에 답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피터 싱어는 말한다. “동물에게 고통을 안겨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마땅히 그러한 삶의 방식을 취해야 한다.” 그는 또 말한다. “대형 농장 시스템에서 잔인하게 사육되고 있는 동물들을 우리가 맛있게 먹는 것이 과연 윤리적으로 옳은 일인가. 동물학대의 진짜 주범은 맛있는 고기를 탐하는 모두”라고.


/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