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Eve) 이보드레 50cmx95cm MDF판에 핫멜트 콜라주 2018.
비열한 여성상 : 현대의 여성
- 큐레이터 황은희
이보드레 작가의 작품 속 인물은 무엇인가 발버둥치고 있다. 작품 속에는 인물 외에 또 다른 색체들이 존재한다. 작품 하단에 보이는 초록색의 색감들은 여성이 가지고 있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들을 의미하는 반면에 작품 좌측의 붉고 강렬한 색체는 마치 여성이 가지고 있는 유혹의 에너지를 의미하는 것 같다.
남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남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한 아내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 성서내용 인용 -
성서의 내용을 인용해보면 여성은 남성들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남성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으며 유혹에 약하다. 작가는 이것을 여성들이 마치 페르소나처럼 가면을 쓰고 그 뒤에 숨는다고 말한다. 페르소나는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작가는 여자가 성공하기 위해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의 뒤에 숨어서 유혹에 넘어가기도 하며 가면을 쓰고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을 인지했고 이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여자들이 남자를 만날 때 가면을 쓴다. 남자의 뒤에 숨어서 그 뒤에서는 내것인 양 쥐고 있는 것이다. 권위를 이용하기 위해 여성성을 사용한다. 눈치를 봐가면서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며 자신이 겪었던 것들을 그제야 펴놓는다. 여자들이 비열하다.
- 작가노트 중 -
현대 사회에서는 여성들도 여성의 권리와 겪었던 체험담을 펼쳐놓기도 하는 과감함이 보이고 있다. 반면 여성들에게 기회가 많아지고 해내야할 일들이 많아졌지만 남성들속에 숨어서 책임을 회피하며 편해지고자 하는 경향 또한 존재한다. 이를 이보드레 작가는 '풍요 속 빈곤'이라고 이야기한다. 풍요롭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기득권이 존재하다보니 그것을 제대로 발현해 낼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통념상 여성은 사랑받아야하는 존재이며 보호받아야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뒤로 물러나야 하고 되도록이면 남자가 주도권을 잡는것이 좋아 보이며 그렇게 하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여성이 나서면 보기에 좋지않다는 것이 아직까지 우리들의 무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편견이 아닐까.
사실 모든 사람은 사랑을 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한다. 이것은 여성에만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마치 그렇게 해야 여성들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말로 묶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한 사회적인 풍조와 여성 스스로도 그것을 원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이러한 모호한점들이 존재함에도 이보드레 작가는 남성들에 유혹을 받고 숨으며 그것을 이용하는 여성상보다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여성상이 발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