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담(Adam) 이보드레 50cmx95cm MDF판에 핫멜트 콜라주 2018.
- 큐레이터 황은희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의 시선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이보드레 작가의 작품 사람은 이전 해프닝시리즈 사람들과는 달리 무엇인가 알수없는 선들에 뒤덮여 있다. 어딘가 모르게 불편해보이는 작품 속 인물은 보는 사람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고 또 다른 해프닝을 만들어낸다.
작품 속 인물은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며 현대의 남성상을 의미한다. 노랗고 하얀 선들은 남성의 체액과 분출물을 상징하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과시적이고도 괴로운 느낌을 검정색으로 표현했다. - 작가노트 중 -
작가노트에 따르면 작품 속 인물은 현대의 남성상을 의미한다.
사회에서 원하고 기대하는 남성상에 의해 남성들은 어쩔 수 없이 지위와 힘을 과시하게 됐다. 사람들이 원하고 바라는 대로, 사회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목마른 사람이 물, 야자나무, 그늘을 보고 환상 속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처럼 남성들이 사회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살게 되는 오아시스 콤플렉스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권력과 힘을 과시해야만 하는 오아시스 속에서 현대의 남성들은 정작 내면적으로는 남성적인 미를 과시해야만 하는 자신에게 갈증을 느끼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며 무엇인가 괴로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고 인지해보자는 것을 의미한다.
스토아학파의 철학자 세네카(Seneca Lücius Annaeus)는 마음을 돌아볼 때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은 우리의 의견이 반영돼 그러한 것라고 말한다. 사람은 현재의 쾌락을 좋아하는 것, 미래의 쾌락을 추구하는 것, 현재의 악을 근심하는 것, 미래의 악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것들로 고통을 받는데 이러한 생각을 없앤다면 영혼이 변함없이 평화롭고 덕스러운 상태인 '아파테이아'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부동심 혹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으로 무관심, 냉담, 무감각함과는 다르다. '아파테이아'란 건강하지 못한 생각들을 없애 영혼이 평화로운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이보드레 작가는 아파테이아와 같은 관조의 상태로 남성들이 사회가 바라는 남성상으로 키워져야 했다는 것을 돌아보게 한다. 남성을 비난하기보다는 연민의 마음으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는 이보드레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며 한 객체에게의 존중과 이해가 필요하다는것이 느껴지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