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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정답인가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촉법소년(觸法少年)이란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으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를 일컫는 말로 촉법소년은 형사책임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형사 처벌 대신 가정법원 등에서 감호위탁,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는다. 관련 법령은 형법 제9조(형사미성년자)로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이다. 형사미성년자인지 여부는 행위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소년법상 소년인지의 여부는 사실심 판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형사미성년자라도 만 10세 이상이라면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민사상의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형사미성년자가 죄를 저질러 피해가 발생한 경우 보호자(통상의 경우 해당 미성년자의 부모)가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강력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은 3만 5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만 13세 소년은 2만 2천202명이며 이는 전체 촉법소년 강력범죄자의 6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근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면서 법무부는 현행 만 14세인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만 13세 또는 12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관련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전해진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는 2017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논의 중인 사안으로 찬성 측은 날로 늘어나는 소년범죄의 악의성과 잔혹성이 도를 넘었다는 주장이고, 반대 측은 단순히 연령만 하향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로, 촉법소년의 범죄 유형은 무척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학교폭력을 비롯해 살인, 강도, 강간, 절도, 음주운전, 폭행 등 범죄 수법도 '지능적'이고 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학교폭력의 경우, 전국 초중고 학교폭력심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2013년 1만7천749건에서 2017학년도 3만1천240건으로 80% 가까이 늘었으며 초등학교는 4년 사이 2천136건에서 6천159건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분석도 있다. 6월 14일 법원행정처 ‘사법연감’에 따르면, 소년보호사건(만 10세 이상 만 19세 미만)은 2011년부터 10년간 증감을 반복했지만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2020년 접수된 사건은 3만 8천590건으로 2011년 4만 6천497건, 2012년 5만 3천536건보다 낮았고, 대검찰청의 검찰통계시스템에서 취합한 만 19세 미만의 소년사범 형사사건도 2012년 11만 9천122건에서 2021년 5만 4천146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법률가의 견해는 어떠할까. 이른바 '소년범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종호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촉법소년 처벌강화를 위해 형사성년자 연령을 하향하는 것은 촉법소년 문제에 관한 근복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형사성년 연령을 12세로 낮춘다고 해도 11세 이하의 촉법소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며 현재 11세 소년들이 흉악범죄와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아주 낮으므로 11세 이하의 소년들에 관해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를) 장담은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엄벌주의를 펼친 국가에서 범죄율이 현격히 낮아졌다는 보고가 없는 것을 보면 처벌강화만으로는 비행 또는 재비행 예방을 막기가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며 "형사성년자 연령 하향 문제는 범죄피해자 구조 문제, 유엔아동권리협약 문제 등 아주 다양한 점들과 함께 논의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또 다시 불거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란은 우리 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대학 진학률은 2021년 80%에 육박하고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44%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로, 가입국 가운데 10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제조업 경쟁력을 보유한 독일의 대학진학률이 50%대임을 감안하면 한국의 교육열이 얼마만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매우 중요하고 온전하며 건강한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그 교육의 '결과'일 성적(成績 achievement)이 곧 성공이며, 좋은 대학 입학이 곧 성공한 인생(=행복)이라는 공식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현 상태에서,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갖고 서로 화합하고 공감하며,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길러지기는 힘들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또,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 우리 아이들이 겪는 '어른들의 세계'는 어떤 것이냔 말이다. 경쟁하고 헐뜯고 온갖 비리 음모 속임수 공격들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전쟁터'에서 아이들은 깊은 심적 허무와 허탈을 경험하지는 않았을까. 한 가지 '부모'의 입장 또한 고려해본다면, 역시 위와 같은 상황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생존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모두 바치고 있을 상황에서 아이의 인성교육은 올바로 이뤄질 수 있을까. 오히려 본인의 도덕관과 가치관까지도 버려야 할 상황에 직면해 갈등하고 '타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 교수의 '보보인형(오뚜기인형)' 실험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 결과로 파생된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은, 동양에서도 이미 "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는 우리 옛말로 풀이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의 잘못은 과연 오롯이 '아이들만의 잘못'일까 혹시 우리 어른들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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