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력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의회” 박은경 안산시의장

앞선 7월 제8대 안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에 당선되면서 1991년 개원한 이래 첫 여성 의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지난 30년 간 여성 의장이 배출되지 못했던 안산의 사례가 박은경 의장에 의해 깨지게 된 것이다. 박은경 안산시의장에게 안산 현안 등을 들어봤다.

 

 

■ 코로나19로 힘들어하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시민께 한말씀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한계적 상황에 처하게 된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의 사태이고 그 여파도 사회 전 영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이 모두 힘을 모아 코로나19로 달라진 ‘뉴노멀’에 대응하는 새로운 적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안산시가 앞선 9월 안산형 민생경제활성화 계획을 수립·발표한 것도 이 같은 대책 중 하나다. 안산시는 현재 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에 더해 안산형 2차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의회가 앞서 4월 개정안을 발의한 ‘안산시 재난극복 및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에 근거한 것으로 정부의 2차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운수·보육업계, 예술인 등 사각지대 업종 종사자를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의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코로나19 극복 안산민생경제 활성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피해를 입은 지역 각계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지원 방안을 수립할 것을 시 집행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이번 안산형 2차 지원금 지급도 의회의 이러한 노력을 시 집행부가 전향적으로 수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의회는 또 ‘안산시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과 ‘안산시 도시교통정비 촉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지난 제265회 임시회에서 처리해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예술인을 지원할 수 있는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앞으로도 의회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책을 수립하고 지역 각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힘들고 어려우시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서로 연대하며 이 위기를 이겨내자는 당부의 말씀을 전한다.

 

 

■ 오는 12월 13일 만기 출소하는 아동성범죄자 조두순 관련 시민 불안이 큰 것으로 안다. 안산시의회 차원의 시민 안전 방안이 있으신지.

우선 이 사안에 대해 시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의회 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엄중한 상황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에 있어 의회나 시 집행부의 업무가 따로 나눠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안산시는 최근 무도실무관 선발을 예고하는 한편 방범용 CCTV 증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각종 무도 3단 이상이거나 경호원 경찰 출신 중에서 6명을 선발해 범죄 발생 우려 지역에 투입하고 현재 3천622대인 CCTV도 연말까지 211대를 추가 설치한 뒤 2021년에는 총 3천795대를 신규 증설하는 등의 계획을 밝혔다.

 

안산시가 최선을 다해 시민의 불안을 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저희 의회도 관련한 예산 심의와 입법 수립에 있어 의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아울러 중앙의 법제적 보완책을 이끌어 낼 수 있게 의회 차원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 과도하고 불필요한 불안감을 갖기 보다는 치안당국을 믿고 이전과 같이 생활해 주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조두순의 출소와 그에 따라 제기되는 문제들은 사회 안녕을 위해 개인의 인권을 어디까지 제한할 것인가와 피해자의 잊힐 권리에 관한 사안이기도 하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해자와 그 가족분들의 심리적 고통을 실제로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보고 의회는 이에 매진토록 하겠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산의 치안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지는 전환점이 되도록 시 집행부와 적극 협력에 나설 것이다.

 

 

■ 반월산단의 낙후 관련해 의장님 견해는 어떠하신지 궁금하다. 아울러 반월산단의 경우 제조업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아는데 공단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한다고 보시는지.

기술의 진보로 인해 ‘뜨는’ 업종과 ‘지는’ 업종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4차 산업 혁명이라 일컫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등의 신기술이 전 세계의 산업 지형을 새롭게 바꾸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많은 분이 동의하고 있고 저 또한 마찬가지다.

 

말씀하셨던 것처럼 안산스마트허브 입주 기업 중 상당수는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이다. 특히 자동차 관련 업종 기업이 많은데 총 220곳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는 자율주행차나 전기차 등은 내연기관차와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내연기관차는 ‘엔진’이 핵심 동력기관이지만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차는 동력의 효율을 위해 각 바퀴에 모터가 장착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개념의 엔진이 필요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향후 전기차 등의 확산이 내연기관차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납품하는 기업들에게는 납품처의 축소를 불러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전기차 등의 생산단가가 지금보다 크게 낮아질 경우 환경 규제와 편의성 등으로 내연기관차가 전기차 등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기존 자동차 관련 업계 입장에서는 상당히 암울한 전망도 있다.

 

자동차 분야를 예로 들었지만 제조업 전 업종에서 이와 비슷한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산스마트허브의 입지 조건과 주변 인프라는 결코 타 지역의 단지보다 뒤처지지 않는다. 입주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판을 짜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방정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만 수행한다면 안산스마트허브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판을 짜고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것은 산업 생태계의 리모델링을 촉진하는 정책을 만들고 좋은 기업들이 들어와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라 할 것이다. 기존 업체들이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면서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는 가운데 관련한 좋은 기업들이 모여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에 추진되고 있는 산업구조 고도화 및 재생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더불어 지난해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된 안산사이언스밸리(ASV) 조성 사업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시가 최근 밝힌 수소시범도시 사업도 신수종 사업인 수소 관련 생태계를 2022년말까지 구축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의회도 이러한 사업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

 

 

■ 안산의 정주 인구 문제를 여쭙고 싶다. 그간 안산 주변 지역에 아파트 단지 형성, 관내 재개발 등으로 인구 유입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견해가 있었는데 관련 견해 어떠하신지. 아울러 안산을 ‘살기 좋은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로 재탄생시키려면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현재 안산시의 인구는 외국인 주민을 제외하고 65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순증가 추세를 보였는데 지적하셨던 것처럼 이는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시작된 것이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도시 인구 문제에 있어서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보다는 도시의 규모와 여건에 맞는 적정 인구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 사람이 계속 늘어나 주거 환경이 나빠지고 교육 여건이나 일자리, 교통 등 시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부분에서 만족도가 떨어진다면 이 같은 상황은 아무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전히 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을 전제로 도시 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의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만약 특정 도시의 인구가 는다면 그것은 일종의 풍선효과일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 인해 인접 도시의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그 지역으로 유입되는 것이며 사람들이 모였던 이유, 이를테면 집값이 싸다든가 하는 것이 사라지거나 그것이 상당부분 훼손된다면 사람들은 다시 그 도시를 떠나게 될 것이다.

 

결국 인구 문제는 도시의 근본적인 경쟁력과 연결된 사안이므로 인구가 잠시 늘고 주는 것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면서 도시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것이다.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 보지 않으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섬세한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정 구호인 ‘살맛 나는 생생 도시 안산’에 답이 있다. 100만 도시가 되려는 시정 운영 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65만 안산 시민들을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살맛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주거와 양육, 일자리, 교육, 교통 등 제반 사항 점검과 우선순위를 매기는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 젊은층과 여성의 정계 진입이 아직은 수월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고위 공무원 성비도 남성이 압도적인 것이 현실이다. 견해는 어떠하신지.

아시다시피 앞선 7월 8대 후반기 의장에 당선되면서 1991년 개원한 이래 첫 여성 의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지난 30년 간 여성 의장이 배출되지 못했던 안산의 사례가 아마도 우리 사회에 아직 남아있는 ‘유리천장’의 단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면 이번에 금녀의 벽이 허물어졌다는 점은 같은 의미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정치 영역에 있어서는 그동안 선거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여성을 포함한 소수자의 정치적 참여를 확대해 왔으며 그 결과로 본 의원이 오늘의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 본다.

 

공무원 선발에서도 양성 평등제가 적용되는 등 사회 각계에서 양성 평등과 여권 신장을 위한 노력은 하나의 커다란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안산시도 매년 성인지 예산서를 작성해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사회 곳곳에 남은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최근 방송이나 미디어에서도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의 개념을 반영해 인종이나 민족, 종교, 성 등에 관한 편견과 차별을 포함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남성과 대등해지고 특정 요인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 예상한다.

 

 

■ 안산의 현안은 무엇이라 판단하시는지 듣고 싶다.

안산은 세월호 참사 이후 도시 분위기가 침체돼 왔던 가운데 다시 코로나19 확산 국면을 맞게 되면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시급하다.

 

비전 제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저를 포함한 위정자들의 각성과 변화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도시 분위기를 쇄신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려면 앞서 말씀드렸던 치안과 안산스마트허브 활성화, 인구 정책, 코로나19 대응 등의 사안에 심도 있는 성찰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특정 사업을 두고 여전히 주민 의견이 나뉘고 있는데 지역 사회와 주민들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스킨십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일에도 의회가 적극 나서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이 외 더 전하고 싶은 말씀과 향후 활동 계획 부탁.

8대 후반기 안산시의회가 이제 출범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안산시의회는 앞선 전반기 동안 상임위원회 생방송 시스템 도입과 의원연구단체 활동 활성화, 개별 의원 입법 활동 도모 등 의회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하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후반기 의회는 8대 의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게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들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 집행부와도 원활히 소통하면서 지역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남은 기간 의회 내 다수당으로서 책임 정치를 실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의회를 운영해 나가겠다. 시민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그에 따른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를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과 정치 효능감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또 코로나19가 바꾼 시대의 흐름에 맞는 의정활동을 위한 나름의 준비를 시작하려 한다. ‘언택트’가 상수가 돼 버린 상황이므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대면은 최소화하면서도 사안의 핵심에 빠르게 접근하는 방식의 의정활동을 구상 중이다. 전문가 초청 강의 중계라든가 비대면 간담회 등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 곧 선보일 날이 올 것이라 여기고 있다.

 

항상 실력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의회가 되도록 의회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으며 시민 여러분께서도 후반기 안산시의회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