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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년 기념사> “멈추지 않는 발걸음 유지하려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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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장 이영주

 

“기자가 무슨 권력이 아니야, 기자도 권력이야.”

몇 년 전 선배 기자님의 말씀입니다.

 

사실 기자가 되기 전까지는, 기자가 뭔지 정확히는 기자의 존재감을 접하지 못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기자가 되고 데스크의 지시에 따라 취재를 하고 사회 곳곳의 병폐와 문제점을 접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아픔에 그동안 같이 아파해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였습니다. 동시대를 살면서도 이러한 고통에 공감하기는커녕,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게 얼마나 부끄럽던지요.

 

아픈 이들의, 고통에 빠진 소수나 약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초기에 느꼈던 그간의 부채감 때문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냥’이란 말 책임감도 없고 논리성도 부족해 보여 자주 쓰기 꺼리지만, 기실 그냥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기자가 되기 전에도, 몇 안 모이는 집회 현장에 달려가고 관심 없어들 하는 통일 강연 자리에 가 있기도 하고, 그러면서 왜 이런 자리에 와 있을까 간혹 생각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결론은 ‘그냥’이었습니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 사례지요.

 

와이뉴스를 창간하고 나서는, 처음엔 너무 막막해서 뭘 해야 할지, 어떤 것을 취재해야 할지 잘 감이 안 오더라고요. 언론사에서 뿌리 같은 논조(論調)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 깊이 좀 오래 고심했었습니다. 그러다 잘하는 걸 해보자고 결론 내렸고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며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언급한 사람들은 보통 역사의 그늘에서 피해를 보신 분들이나 소수자, 바쁜 현대생활에서 간혹 혹은 자주 잊히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이 세상에서 누구 한 명은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니 힘내서 다시 싸우시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그분들의 삶 하나하나가 결국엔 우리의 역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점도 작용했겠지요.

 

앞서 언급한 ‘기자는 권력’이라는 점은, 어떨 땐 느끼고 어떨 땐 전혀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데 대한민국에서 언로(言路)를 활용해 자기 권력욕을 채우려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독자 여러분도 이미 아실 것입니다. 언젠가 파업현장을 취재하고 나오는 등에 대고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노동자 한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부장님은 돈 받고 기사 내리고 그러시지는 않죠?” 그 말씀을 듣고 얼마나 분개했는지요. 그분께 그런 말씀을 들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기자’가 저분에게 그런 생각을 품게 했을까 생각하니 정말 깊은 곳에서 탄식이 나오더라고요.

 

와이뉴스는 그런 퇴색된 언론에 지친 독자께 ‘아직 이 세상엔 그나마 깨끗하고 믿을 만한 언론도 있다’는 증명을 해 보이고 싶습니다. 기자들이 모두 ‘기레기’나 ‘사짜기자(상대의 약점을 이용해 광고를 뜯어내는 기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빠르지는 않지만 멈추지 않는 발걸음을 유지하려 노력하겠습니다. 과거에 안주해 미래로의 도약을 게을리하는 언론이 되지 않겠습니다. 모두가 당연시하는 것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냉철하게 현상을 분석하는 언론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공정한 언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긴장하고 부지런한 언론이 되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언제나 강건하시고 안온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