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쉬고 있는 청년들을 ‘그냥 두라’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통계청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24년 7월 청년층(15-29세)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023년 7월보다 4만 2천 명 증가한 44만 3천 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 시기를 넘어선 수치로 동월 기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치라고.

 

세계의 상황은 어떠할까. 국제노동기구(ILO)의 2024 청년 고용 동향 보고서는 2023년 전 세계 청년 실업자 수는 6천490만 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그리 낮지만은 않다. 기획재정부에 의하면 앞선 6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는 ‘2024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67개국 중 20위다. 이는 1997년 한국이 IMD 국가경쟁력 평가대상에 포함된 이래 최고 순위라고.

 

그럼에도 국가 경제를 책임져야 할 중추 격인 청년층의 이러한 ‘쉼’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부족하나마 작금의 상황을 찬찬히 분석해 보고자 한다.

 

상기한 바대로, 고용동향에서 집계한 청년층의 연령층은 15-29세로 이 나이대는 보통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라고 볼 수 있다. 고교 졸업이 20세이고, 대학 졸업이 일반적으로 23세라고 하면 위 연령에서 2/3는 제외해야 한다. 또 대학을 졸업하고도 뚜렷한 취업이 어려울 경우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택하게 되는데, 이러한 교육 과정을 모두 마칠 경우 빨라야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중반이다. 거기다 남성의 경우 병역의 의무까지 진다고 하면 30대 초중반에 사회 초년생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차순이다. 만 15세면, 정규 교육과정을 거칠 경우, 중3 내지 고1 정도의 학생인데 이들을 ‘잠재적 취업의무자’로 포함시키는 것도 어폐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들 중에는 대학 졸업 이후에도 일과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앞선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인데, 더욱 문제로 꼽는 것은 이들 가운데 75%는 일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그러함에도 이러한 청년들의 ‘쉼’이 단순히 그들 개인의 문제라고 단정 짓는 것은 자칫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위와 같은 수치들을 보고 청년들이 번아웃에 당면했다는 시각도 존재하는데 이에 동의할 수 있다.

 

더불어서 수직적 사회구조 및 직장 문화를 꼽을 수 있겠다. 나이 직책 성별 재력 학력 외모 등으로 차등되는 사회에서 고등의 전문화된 교육을 받은 에코이스트적 성향의 청년들이 설 자리는 넓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 볼 수 있다. 또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만을 위한 사회, 실패할 기회가 적었던 성장 과정 및 사회 구조와 문화도 문제로 꼽을 수 있다고 풀이된다.

 

이에 근거로 제시될 수 있는 수치들은 적지 않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서 20대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률이 75.7%로 최고 비중을 차지했다고 한다. 또 사람인 등 구직플랫폼에 따르면 최근 1년 이하 신입사원 퇴사율이 50%에 근접하고 있다고.

 

또한 위의 ILO 보고서는 일도 하지 않고,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고 있는 이른바 ‘니트(NEET)’ 상태가 전 세계 청년의 20.4%에 이른다고 지적했는데, 이러한 니트 상태 청년 가운데 3분의 2는 여성이었다고 한다.

 

앞으로는 학교 석차와 레벨이 아닌, 다양한 삶의 형태와 속도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향후는 지식이 아닌 지혜가 중요한 세상이 올 것이라는 분석도 팽배하다. 인간의 소중함이 점차 빛이 바래 가는 시점에 인간을 위한 사회 구조와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더 이상 기성세대가 구축해 놓은 잣대로 청년의 스펙을 판가름하지 말고 그들 자체의 개성과 희망을 응원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팔딱팔딱 뛰었으면 한다. 청년들도 나름 다 계획이 있다. 아님 뭐 그대로도 괜찮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