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내빈소개와 ppt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K 편집국장에게서 연락이 온 건 행사 사흘 전이었다. “내빈소개를 별도로 하지 않고 PPT로 작성해 빔으로 쏠 계획이니, 직함/인물 사진(선택)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주로 경기 안산 지역을 중심으로 지면 발행을 하며 정론직필 언론활동을 펼쳐온 참좋은뉴스신문. 10주년 창간 기념식을 며칠 앞두고 참석 내외빈 명단을 정리하는 듯 보였다. 이전부터 별도의 내빈소개 없이 “PPT로 띄울 것”이라는 언질을 이미 받은 차였다. 대외용으로 사용하는 사진과 직함을 전달했다.

 

행사 당일, 한 구청 시민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시장과 시의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과 사회단체장 등 다수의 축하객이 참석했다. 이윽고 내외빈 소개 시간. ‘참석자 이름과 직함 소속 정도는 읊겠지, 설마 그냥 ppt로만 띄우고 넘어가겠어’ 했던 의문은 진행자의 멘트가 흐르지 않는 침묵 속에서 무대 중앙에 띄워진 PPT 화면으로 풀렸다. 정말로 PPT로만 내빈소개를 했다. 대략 5-10명의 내빈 명단이 한 면에 채워 띄워졌고 면당 1.5초가량의 시간이 할당됐다.

 

순간 수년 전 참석했던 지역 문화행사가 오버랩 됐다. 당시도 10월 초경이었다. 당시, 축제 주최 측은 행사 전부터 ‘의원님석’을 행사장 가장 중앙 앞쪽에 미리 배정을 해두었었다. ‘뭣도 모르고’ 그 자리에 앉았던 시민들은 주최 측에 의해(기실 그 행사 주최 측의 장이었다) 다른 자리로 ‘옮겨졌다’. 뒤늦게 도착한 의원들은 시민들의 불평을 전해 듣고 주최 측에서 준비해둔 의원석 두어 줄 뒤에 앉았다. 더 가관인 것은, 행사 도중 도착한 의원 소개도 빼놓지 않고 굳이 분위기가 오른 행사를 끊어가면서까지 해줬다는 것이다. 기사를 위해 취재 차 한 전화에서는 “안전상의 이유에서”라는 해명과 함께 “이런 큰일도 아닌 건을 (신문사 소재지가 아닌 지역에서 취재하는 것에)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까지 드러냈다.

 

다시 현재, K 국장은 “신문사니까 그렇게 (ppt로 내빈소개) 했지, 다른 단체에서는 아마 어려웠을 것”이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쉽지 않을 것이다. 지역 사회단체는 시의 지원금이 필요하고 해당 예산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자들을 ‘극진히’ 대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일 수도 있다.

 

다만, 언론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 다른 사회단체가 돈과 권력에 무릎 꿇을 때 언론만큼은 제대로 된 사명감을 지닌 언론이라면, 이러한 분위기를 일순에 뒤바꿔 버리기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그러한 물결에 쉬이 편승하거나 합심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

 

신입기자 시절, 50년을 국회 출입하셨다는 당시 논설위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기자는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와 모두 얘기할 수 있어야 해. 기자는 예수의 현신과 같은 거야”라고. 전단은 바로 이해가 됐지만 후단은 두고두고 곱씹었다. ‘예수와 같다’라. 무슨 뜻일까. 아마도 인간의 추함과 거짓됨, 부패한 면을 보고 짚는다는 면에서 그리 일러주신 것 같았다.

 

참좋은뉴스신문은 2013년 10월 7일 중앙경제신문 제호로 창간호 발행 후 2014년 3월 1일 참좋은뉴스 주주총회를 개최해 법인으로 전환했으며, 조합처럼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고 전한다. 운영위원회가 구성돼 운영을 담당하고 기자들로 구성된 편집회의는 독립적인 편집권을 갖고 기자들의 취재 지면 게재를 보장하고 있다고. 또 같은 사안으로 반대입장의 기사가 나오면 동시에 지면에 게재해 독자들에게 판단을 맡기는 등 공정성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한다.

 

바르고 공정한 언론은 그 사회를 정화하는 기능을 지닌다. 참좋은뉴스신문의 창간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 100년 가는 언론이 되시기를 축원 드린다. 더불어, 향후에도 ‘길지 않은 내빈 소개’가 정착된 축제와 행사 문화가 정착되기를 조심스레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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