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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언제까지 그녀는 ‘죄인’으로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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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다. 아침 간략히 축하 메시지를 띄우니 그녀는 아들 먼저 보낸 부끄러운 엄마라서 축하받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원류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다. 고 노 의원이 2017년 4월 대표발의 해 2017년 9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이후 논의되지 못하다 앞선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020년 8월 26일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 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란 제목으로 올린 청원이 9월 22일 오전 동의자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입법이 논의돼 오기도 했다. 또 김미숙 이사장은 30일 가까이 국회에서 단식을 하며 법안 통과를 주창했다.

 

해당 법안은 법인이 안전 및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하고 해당 법인에 벌금 부과하며 사업장이나 공중이용시설 감독 의무가 있는 공무원의 직무 유기로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상 3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기업과 담당 공무원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번 통과된 내용은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는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노동자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릴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5인 미만 사업장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이 법의 시행은 공포 뒤 1년 후 시행된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뒤 2년 동안 법 적용을 유예받게 돼 총 3년의 기간을 둬 2024년부터 적용된다. 공무원 처벌 규정도 삭제됐다고. 곳곳에서 ‘누더기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산업안전보건법처럼 엉망으로 통과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십만 입법 발의를 시작하고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으나 거의 성과 없이 ‘누더기법’이 만들어졌다고, 공공기관을 포함해서 공무원과 기업들이 아무리 사람을 죽이고 잘못해도 처벌을 받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이번 법 만드는 과정에 여실히 보여준 것 같다고,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기업살인법’ 만드는 것에 반대했던 모든 정치인 국민이 똑똑히 기억하고 다음 선거 때 강력하게 심판해주시길 바란다고 김 이사장은 퇴원해 몸을 쉬이는 과정에서 힘겹게 전했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다. 오전 간략하게 전한 축하 문자에 ‘아들 잃고 무슨 희망이 있다고 아직도 살겠다고 죽을 먹고 있는지’ 자신이 한심하다고, 부끄럽다고 전했다. 언제까지 그녀는 ‘죄인’으로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