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늬들*이 생리를 알아?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생리(menstruation 月經)는 여성이 임신이 되지 않았을 때 자궁내막이 호르몬의 분비 주기에 반응해 저절로 탈락 배출되는 현상을 뜻한다. 대체로 초경은 13세 폐경은 50세 전후로 얘기된다. 이는 말 그대로 평균적인 연령일 것이고 성장이 빨라 이른 경우 유치원생 뛰어난 건강 관리 등으로 늦은 경우 60세 넘어서까지도 생리가 이어진다는 사례도 종종 들려온다. 보통 월경은 21-35일 주기(평균 28일)로 3-5일 혹은 2-7일 정도 지속되며 평균 35ml, 10-80ml까지도 정상이라 한다.

 

4년 전 ‘깔창 생리대’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우리 사회 여성의 이른바 월경권 관련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가 내년부터 만11-18세 도내 15개 시·군 여성청소년에게 연 13만 2천원의 생리용품 구매비를 지역화폐로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이보다 빨랐다. 앞선 2월 26일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여성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배포하는 법안이 1차 표결 결과 반대표 없이 가결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1차 표결을 마친 법안은 의원들의 수정 제안을 거친 뒤 2차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되며 법안이 시행되는데 이은 11월 24일 스코틀랜드 의회가 만장일치로 생리용품 무상 지급 법안을 제정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여성들은 지역 센터와 청소년 클럽, 약국 등 공공장소에서 생리대와 탐폰 등을 무료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정의당도 이에 적극 동의했다. 앞선 11월 27일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은 “여성 건강권 보장을 위해 생리용품 전면 무상 지급”을 주창했다. 한국 사회에서 생리대 전면 무상 공급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2016년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한다는 여성 청소년의 사례가 알려진 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학교나 공공기관에 생리대를 무상 공급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고 월경을 하는 여성이라면 필요할 때 언제든지 깨끗하고 안전한 생리대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또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의 실질적인 논의를 촉구하며 여성의 건강권 보장은 국가의 책무라는 말도 덧붙였다.

 

여성가족부는 저소득층 여성청소년들의 생리대 구입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2019년 초부터 생리대 바우처(이용권)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호제품을 직접 선택해 구입하도록 이용권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원금은 월 1만 500원 연간 최대 12만 6천 원이다.

 

이에 지원금이 말도 안 되게 (적은)금액이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고 안정성도 입증 안 된 생리대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고가라는 지적도 이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10년 7월 대비 2017년 7월 전체 소비자물가는 13.2% 올랐지만 생리대값은 26.3% 상승했다는 분석도 함께였다.

 

이번에 시행되는 ‘여성청소년 보건위생용품 보편지원 사업’은 2019년 12월 한 경기도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여성청소년 보건위생용품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2021년도부터 시행되는 경기도의 신규사업으로 경기도와 시·군이 3:7의 비율로 사업비를 분담하는 방식이어서 양평·안산·김포·광주·군포·이천·하남·안성·여주·과천·구리·포천·동두천·가평·연천 등 15개 지자체에서만 참여 의사를 밝히는 한계점을 지니지만 해당 조례를 발의한 도의원에 발언에 따라 “여성의 월경권이 보장 받는 사회분위기 조성”에는 분명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이다.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상으로는 생리휴가가 존재한다. 상시근로자 5인 이상 기업의 여성 근로자가 청구하는 경우 매월 1일의 무급생리휴가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 이 법률이 현장에서 고스란히 지켜질 수 있는지는 그야말로 미지수다. 세계 최고의 저출산 국가에서 육아휴직을 내는데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수반되는 상황에 생리휴가를 당당하게 사용주에게 요구할 수 있는 근로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스코틀랜드의 경우 해당 법안 시행을 위해 매년 2천410만 파운드 한화로 약 373억 원의 예산을 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혹여 누군가는 또 이 시점에 예산 부족과 자원 조달 방법을 들이댈 것이다. 또 혹자는 남성의 군생활을 제시하며 여성의 생리를 가볍게 여길 수도 있음이라. 생리 중 또는 생리 전 어떤 여성은 심한 복부나 허리 통증을 앓기도 하고 편두통,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유방 압통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감정적으로도 괴롭다. 우울하거나 예민해지기더 하고 식욕이나 성욕의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중론. 심한 경우 원인 모를 하혈로 빈혈을 앓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이르면 초등생 늦으면 중학생 때부터 매월 맞이해야 하는 ‘손님’이 반가울 리 만무하다. 남성의 군복무 기간은 공군의 경우 길면 21개월에 그치나 여성의 월경은 인심 써서 15세에 시작한다고 했을 때 지속 기간이 40년이라 보고 열두 달*7일*40년을 하면 3천360일이 되고 이는 9.2년이다. 생리대는 비싸고 저소득층 여성청소년은 위 열거한 여러 불쾌함 더하기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게 된다. 그들이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더 이상의 ‘불편함’을 부디 주지 않았으면 한다. 생리대를 공공재로 여기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늬들 : ‘너희들’의 비표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