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A시의 기자실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A시의 기자실은 이채롭다. 경기 남서부 지역 지자체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중앙지·지방지·지역지 기자실’ 세 공간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A시의 출입기자는 470명 정도로, 중앙지 기자실은 중앙 일간지 기자들이, 지방지 기자실은 중앙이 아닌 경기도 인천 지방 일간지 기자들이, 지역지 기자실은 A 지역 기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각 기자실을 사용하는 각 기자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3개 공간으로 나뉜 기자실(172㎡)은 2009년 개청 당시 만들어져 13년간 운영돼왔으며 전임, 그 전의 전 시장 때에도 시청 출입기자들의 업무 공간으로 사용돼 왔다고 전해진다.

 

A시 측에 따르면 “현 청사가 처음 들어설 때부터 관례적으로 그렇게(세 개의 기자실로 나뉘어 사용) 해왔다”고 한다.

 

그랬던 기자실이 앞선 6월 S시장의 당선으로 바뀔 것이라 알려졌었다. 십수 년 이상을 ‘관행적’으로 운영하던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혁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앞선 6월 1일 시행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A시의 S시장은 개방형 통합브리핑룸을 설치하면서 시청 기자실 3곳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 청사 4층에 있는 기자실을 모두 폐쇄하고, 실질적으로 취임하는 7월 1일에 맞춰 청사 3층 회의실을 통합브리핑룸으로 꾸며 개방한다고 ‘A시장직 인수위원회’를 통해 알려졌었다. 이를 두고 ‘타 정당의 흔적 지우기’라는 분석도 나왔었다.

 

취임 넉 달째, 계획은 변경됐다. A시에 따르면, 당초 중앙지 지방지 지역지 기사실을 폐쇄하고 통합형 브리핑룸으로 탈바꿈한다는 안이, 현재의 4층에서 3층으로 이전하면서 기존의 ‘중앙지·지방지·지역지 기자실’로 나뉘어 운영되는 것은 그대로 가져간다. 다만, 실(room 室)을 하나 더 만들어 ‘외부’에서 출입하는 기자 누구나 기사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네 번째 기자실의 크기는 위 세 기자실과 같다고.

 

당초 계획은 9월 말 혹은 10월 초에 네 번째 실이 오픈 계획이라고 예상했었으나, “청사 전체적으로 (변경)작업이 들어가니 간단한 사안이 아니고 설계와 공사 기간이 길었기에, 올해 말 정도에 (위와 같은 형태로)될 것”이라고 한다.

 

현 A시 청사는 총 9층이고 1-3층은 개방 공간으로 4층부터는 업무 공간으로 설계 당시부터 사용하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 전임 시장이 2층을 시장실로 활용했었다고. 이를 다시 업무 공간과 개방 공간으로 분리해달라는 A시 공무원 노조의 강력한 요청으로 층별 구성을 변경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기자실은 3층으로, 시장실은 4층으로 변경된다고.

 

A시 관계자는 “(기존에도)누구든지 오시면 막는 건 아니었는데, 방을 하나 더 만들어서 자유스럽게 (할 계획이다). 통합형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계시던) 기자분들이 불편한 점도 사실은 좀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운영해 보다가 다른 점이 (발생하면) 개선점을 반영할 수도 있다”며 “영구적으로 제도화되는 건 아니다.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A시보다 인구가 많은 경기 남부의 특례시 용인 수원의 경우는 통합형 기자실로 운영하고 있다. 용인시는 인터넷 지면 방송사 포함 출입기자가 505명에 이른다. 당초에 브리핑룸 뒤쪽에 기자실이 있었는데 (공간 구조상) 현재처럼 텄다고 한다. “누구나 오셔서 쓰시고 송고하실 수 있게 의자, 컴퓨터, 프린터 등을 지원한다”며 “기존 기자들도 통합형 운영에 긍정적 반응이고 향후에도 구분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2021년 인구가 120만을 넘어선 도청 소재지 수원특례시의 경우도 기자실은 한 곳이며 중앙지 지방지 지역지 구분이 없고, 지정석도 없다. 관련, “(기자들의) 불편사항을 들은 적도 없고 앞으로도 구분 (운영)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A시 S시장의 기자실 통폐합 건에 “출입기자들과의 충분한 논의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일부 기자들의 반응도 있었다고 한다.

 

위 용인과 수원 특례시의 경우와 더불어 경기도 화성 오산 안양 안산 안성 평택 과천 등지의 지자체도 구분 없이 ‘한 곳’으로 기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구분(區分)은 ‘어떤 기준에 의하여 전체를 몇 개로 나누는 것’의 뜻을 담고 있다. 구분의 유사어는 ‘선별(選別)’이다. 의미는 ‘가려서 따로 나눔’. 사회학사전에서 ‘선별selection’은 의도적으로 구조화되거나 또는 구조의 비의도적인 결과로서 많은 사회체계들이 사회적으로 규정된 특징에 의해 사회성원들을 범주화시키고 분리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사회적 선별을 구성한다고. 사회 여러 사안들에 관심을 두고 발로 뛰며 현장을 누비는 기자들이 ‘선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