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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교육감과 겸직 정치인

  - 편집국장 이영주

 

“요즘 대학생들은 단축 수업하면 좋아해요.”

취재할 내용을 전달받은 임 기자는 나긋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제보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취재원 보호 원칙상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제보 내용은 이러했다. 현직 경기도의원이자 수원시 내 C대학교에서 겸임 교수를 맡은 A의원이 의회 활동 참여 차 반토막 수업을 했다는 것. 해당 의원에게 사실 확인을 한 결과 단축 수업을 한 건 맞으나 첫 번째는 앞선 9월초 개강 날 오리엔테이션으로 앞으로 진행할 수업 내용만 간략히 전달했다는 것, 두 번째는 이은 10월경 학교의 특수한 사정상 수강생 몇의 요청에 따라 진행했다는 것, 나머지 한 번은 9월 4주 시행된 해당 의원의 소속 상임위 해외 일정으로 휴강이 전부라고 했다. 아울러 평소 수업은 정해진 종료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끝낸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동 시간과 점심 시간 등을 고려해서라고.

 

C학교 해당 교학팀에 따르면 A의원은 수원의 C대학교에서 ‘융합미디어와 현대사회’라는 3학점짜리 과목을 주1회 3시간으로 이번 가을학기에 맡았다. 일반적으로 50분 수업 10분 휴식으로 진행되며 시급 총합계는 15만 4천500원이다. 앞선 9월 1일 기점으로 일 년 계약돼 있어 2020년 6-7월경 재임용 심사가 있을 예정이며 현직 정치인을 교수로 임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C학교 내에 다른 현직 정치인 교수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취재 당시 A의원은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 될까봐 자신이 도의원 신분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다. 기자 질문의 요지는 그게 아니었다. ‘반토막 수업을 한 적이 있느냐는 것’. 또 “겸직신고 허가서를 제출해 경기도의장에게 승인을 받고 상임위원장에게도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재차 밝히지만 기자가 물은 요점은 그게 아니었다. ‘반토막 수업을 한 적이 있느냐는 것’.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홍보국은 단축수업 의혹과 관련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폴리페서(Polifessor)와 관련해서도 별개의 입장은 없다고.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현직 도의원의 겸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는 전국 공통으로 기초 의원도 동일하다.

 

A의원은 앞선 7일 제340회 정례회 3차 본회의 도정질의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향해 혁신교육 관련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된다. A의원은 “스무 살까지 긴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자발적인 배움의 기회를 가져야 하며 사회 정의를 사고하며 각자 가진 꿈들이 스무 살 이후의 삶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무한한 기회와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한다.

 

실제로 초선인 A의원의 행보는 놀라우리만큼 뛰어난 공적을 보인다. 몇몇 기관과 단체에서의 수상 이력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폴리페서 출신의 A의원은 평소 젠틀하고 진보적이며 비권위적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을 받는다. 다른 면에서 이러한 훌륭한 A의원의 이력은 그에게 더욱더 높은 도덕과 윤리성을 주문하게 한다.

 

아울러 학자 출신의 현직 도의원이며 겸직 교수인 그가 ‘스무 살까지 긴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우리 아이들이(말씀 言)’ 어떠한 과정을 거쳐 그의 수업을 들으려 앉게 됐는지 분명히 인지하고 있을 것(지식 知)이라고 정황상 방증된다.

 

또 불과 며칠 전 수능을 마친 수험생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의원님께서 보시기에 별 성과가 없어 보여도 경기도 내 전체가 상향 평준화된 것이지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라며 다소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는 경기도교육청 학교정책과 담당 장학관의 토로를 차치하고라도, 산수(傘壽 80세)에 가까운, 수십만 경기도 학생들을 지도 관리하는, 전국에서 최초로 혁신교육을 시작한 기관의 수장(首將)에게 경기혁신 교육 시작 10년이 지났지만 양적 성장에 치중해 진정한 혁신성을 발견하기 힘들다며 임기 내 ‘혁신교육 시즌2’를 위한 담대한 전환을 요구하며 ‘강한 쓴소리’를 하기 전에 의회 상임위 해외 일정 후 두 달이 가까워져 오는 동안 곧 기말 시험을 앞둔 현시점까지도 해당 교학팀에 제출됐어야 할 보강계획서조차 제출되지 않은 것(행동 行)은 강단에 서는 학자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언행일치(言行一致)와 지행합일(知行合一)을 과연 충실히 수행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