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공주 알밤 주우러 떠나는 어느 가을날’ 오산농아인협회 2023 즐거운 알밤줍기 체험

이원창 대표 “올해도 무난하게 행사 마무리 기뻐”
여란 김은비 선생 “틈틈이 글쓰며 분주한 일상에 보람”

 

[와이뉴스] 경기도농아인협회 오산시지회(지회장 김미옥)가 25일 2023 즐거운 알밤줍기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공식 명칭은 ‘공주 알밤 주우러 떠나는 어느 가을날’이며 이원창 대표(황제오리 오산본점)의 전격후원으로 2019년부터 올해 5회째 개최됐다. 장소는 충남 공주시 정안면 대산리 ‘밤농장’(농장주 임원길)이었다.

 

 

임원길 씨는 이원창 대표의 고향 친구다. 체험단이 가기 며칠 전부터 밤을 줍지도 따지도 않고 그대로 ‘모아둔다’. 덕분에 일행은 크게 움직이지 않고도 굵직하고 윤기나는 알밤을 그득히 획득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행들이 날벌레와 산모기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전처리를 완벽히 해 체험단이 쾌적한 환경에서 알밤줍기를 하도록 도왔다. 임 씨는 일행들이 가는 길 안내는 물론, 밤이 많은 곳을 일일이 알려주고 혹시나 일어날 안전사고에 대비해 일행들을 케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씨는 “내가 죠기서 태어나고 쟤가 저기서 태어났다”며 반백 년이 넘은 우정을 보여준다. 그러면 이원창 대표는 “너희 집과 우리 집이 어렸을 때부터 서로 돕고 살아오지 않았느냐”고 말하며 본인이 어릴 적 살던 집터를 가리킨다.

 

 

회원들은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 야트막한 동산을 거닐며 밤줍기 체험에 임했다. 떨어진 알밤의 양이 지난해보다 풍족해 회원들은 모두 나눠준 봉투에 그득그득 밤을 담았다.

 

 

이 날은 35명의 일행이 밤줍기 행사에 참가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김미옥 지회장을 비롯해 오산농아인협회 임직원과 배재만 오산시 수어통역센터 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수어통역을 도움은 물론 출발 준비부터 휴게소에서의 인원확인, 밤줍기 지원, 식사 자리 마련, 음식 배분, 안전체크 등 많은 일을 일사불란하게 척척 해냈다. 덕분에 일행이 머물렀던 자리는 그야말로 ‘티끌 하나 없이’ 말끔했다.

 

 

회원들은 맑은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시골의 목가적 풍경과 상쾌한 공기 속에서 나들이 기분을 만끽했다. 회원들의 얼굴에선 미소가 번졌고 서로를 향해 익살스런 장난을 치며 행복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원창 대표는 2019년부터 매해 가을 경기농아인협회 오산시지부 회원들의 알밤줍기 체험행사를 전격 지원하고 있다. 오산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체험농장이 위치한 충남 공주 대산리까지 이동할 관광버스 대절, 식사준비 등을 손수 마련한다. 그는 “봉사는 속죄 같기도 숙제 같기도 한 일”이라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지만, 행사에 참여해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그의 모습을 접하면, 일견 비장한 사명감까지도 보이는 듯하다. 사실 그는 황제오리라는 요식업을 운영하면서 한 달에 단 1-2번뿐인 쉬는 날 중에 절반을 이 행사에 온전히 쏟아붓고 있는 것인데, 그럼에도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참가자들의 즐거운 체험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무엇보다 회원들의 안전에 가장 신경을 썼다. 혹시나 있을 안전사고에 대비해 체험단에게 관련 지침을 신신당부하고 줍기 행사 중에도 일일이 돌아다니며 안전확인을 했다.

 

 

반려자 여란 김은비 선생 또한 이원창 대표와 함께 음식 준비에서부터 배분, 자리마련 등 세세한 일들에 열심이었다. 김은비 선생은 “분주한 일상 속에서 틈틈이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이런 행사에 보람이 있다”고 한다.

 

 

회원들도 주최 측의 진심을 아는지 정해진 동선 안에서만 움직이며 안전 지침을 충실히 준수했다. 즉 초등 소풍날처럼 들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모두가 암묵적으로 그들 마음속에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행사에는 곽상욱 전 오산시장이 출발 전 잠시 참석해 회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곽 전 시장은 “같이 가고 싶었는데, 마침 며칠 전 다녀오기도 했고 금일 일이 있어 부득이 갈 수 없었다. 안전하게 잘들 다녀오기길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곽 전 시장은 현재 단국대학교 행정법무대학원에서 주임교수로 있다고 근황을 알려줬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은 차령산맥 줄기에 자리 잡아 특유의 사질 토양을 갖고 있다. 물 배출이 잘 되고 땅이 비옥해 천혜의 밤나무 생육지라고 볼 수 있다. 또 높은 고지에 위치해 알차고 견실한 밤을 생산하기에 좋은 고지성 기후 조건을 갖췄다. 더불어 주민들의 부단한 무농약 유기농 농산물 노력이 더해져 자연적으로 낙과한 알밤만을 수확 판매해 유명해졌다. 정안 밤은 저장성이 우수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고 당도가 높으며 포도당·단백질·비타민A·비타민B1·비타민B2·무기질 등이 풍부하고 한방에서는 위(胃)를 실(實)하게 해주는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 2022년 밤줍기 체험행사 기사 바로 보기>>  http://whynews.co.kr/news/article.html?no=97541

- 2020년 밤줍기 체험행사 기사 바로 보기 >> http://whynews.co.kr/news/article.html?no=4489

- 2019년 밤줍기 체험행사 기사 바로 보기 >> http://whynews.co.kr/news/article.html?no=3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