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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택배기사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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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서울 강동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택배차량 진입 통제를 놓고 벌어진 갈등이 오늘로 한 달이 된다. 갈등의 촉발은 앞선 4월 1일 입주민 안전을 내세우며 단지 내 지상도로에서 택배차량을 비롯한 차량 통행을 금지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트 측은 긴급차량을 제외하고는 지하주차장을 통한 차량 이동을 주장했는데 이에 주차장 진입제한 높이인 2.3m보다 높은 일반 택배차량은 단지 안 진입이 어려워진다.

 

주민들이 원하는 저상차로 개조할 경우 택배차량의 적재실이 기존 1.8m에서 1.3m로 50cm 이상 줄어든다. 택배기사들은 저상차를 사용하면 근골격질환이 우려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높이가 낮아진 차 안에서 중량물을 취급하므로 몇 개월 후에는 몸에 엄청난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또 입주민들이 주창하는 저상차로의 개조비 최소 130만 원 역시 택배기사들 부담으로 돌아간다. 낮아진 차량 높이로 적재량도 30% 이상 줄어들며 이로써 근무 시간과 유류비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손실분 전액이 택배기사 부담이라고.

 

앞서 택배기사 두 명은 이러한 이유들로 해서 ‘저상차는 안 된다’는 호소문을 아파트 단지에 부착했다가 입주민에게 주거침입으로 경찰 고발당했다.

 

CJ대한통운 측은 해당 아파트에 저상차 5대를 투입했다고 전해진다. 이 아파트 택배차량 13대 가운데 저상차는 6대, 이 중 대한통운의 저상차량은 5대라는 것인데 이를 두고 택배노조는 일방적으로 입주민의 의견만을 수렴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는 행위 개선이 아닌 도리어 기사에게 요구하는 것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택배사는 이번 사안에서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해진다.

 

전국택배노조 측은 사실상의 원청인 택배사가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최후의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노동절인 금일 총파업 돌입 안건을 조합원 총투표에 상정할지를 두고 대의원 투표를 한다고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는 택배차량과 함께 출장 세차업체의 단지 내 출입도 ‘주차장 오염과 혼잡’을 이유로 금지했다고 전해진다. 고객 차를 단지 밖으로 갖고 나가 세차하는 ‘픽업 세차’마저도 통제되는 양상이라고.

 

이번 사태는 현 시류와도 맞아떨어진다. 코로나19로 외출과 대인 접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택배 물량이 늘어나고 덕분에 택배기사들은 전보다 과중한 업무량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한 와중에 1.3m 저상차량을 이용하면 허리는 90도로 꺾이고 중량물을 들고 차 안을 오르고 내리는 것은 분명 택배기사들의 몸에 무리가 따를 것이다.

 

중간 해결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아파트 내 한 곳에 택배 수령지를 마련하고 그곳에 일괄 배달하는 것이다. 단지 진입 전 수령 고객에게 연락을 취하고 물건을 받을 고객은 수령지에 집결해 자신의 택배물을 찾아가면 된다. 더불어 차량 개조비와 늘어나는 업무량, 근무 시간은 택배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쯤 되자 누리꾼들은 ‘자신이 존중과 배려를 받으려면 먼저 타인에게 실천해야 한다’, ‘해당 아파트 택배를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본인의 가족이 일한다면 저렇게 하겠나’ 등의 강경한 댓글을 보이고 있다. 또 “택배기사도 사람이다”와 같은 기사문도 보인다.

 

근로자의 날은 근로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각국의 근로자들이 연대의식을 다지는 날로 매년 5월 1일이며 1973년 3월 30일 시행됐다. 다른 말로 노동절(勞動節)이라고도 한다. 이 노동에서의 노(勞)는 불 화(火) 자 두 개 밑에 힘 력(力) 자를 받치어 적는다. 즉, 맹렬한 햇볕에서 뻘뻘 땀 흘려 일함을 뜻하는 것이다. 머리(지식)로 일하는 것뿐 아니라 몸으로 힘써 일하는 것 또한 역시 숭고한 노동이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부디 과중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택배기사들의 입장을 진중하게 한 번 더 헤아려 보기를 간곡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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