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코로나, 플라스틱, 그린컨슈머

  -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500년, 사랑의 유효 기간이면 좋으련만 애석하게도 이는 플라스틱이 생분해되는 기간이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이 성행하면서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른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많은 사람과의 접촉 없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편리하지만 음식물이 담겨온 용기 처리문제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1907년 개발돼 가볍고 가공이 쉬우며 생산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기존 금속, 석재, 나무, 유리 등의 재료를 대체하며 산업은 물론 일상생활용품에서까지 없어서는 안 될 물질로 꼽히고 있다.

 

플라스틱 관련 씁쓸하고도 부끄러운 사건도 있다. 2018년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 5천100톤과 1천400톤 총 6천500톤의 합성플라스틱으로 환경부에 신고된 화물이 필리핀으로 수출됐다 2019년 2월 3일과 2020년 1월 20일부터 2월 9일까지 3주에 걸쳐 1천400톤과 5천 100톤이 되돌아온 것이다. 한마디로 ‘불법 쓰레기’가 ‘재활용 가능한 화물’로 신고됐다 필리핀 정부의 문제제기로 한국으로 돌아온 것. 1차로 반송된 폐기물 소각 처리비용만 1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전해진다. 그린피스는 “쓰레기 더미에서 내뿜는 악취, 침출수, 유독가스가 현지 주민 건강과 환경 피해를 가속했다”고 꼬집었다.

 

한국의 경우 2015년 기준 1년에 약 672만 톤, 1인 평균 132kg 정도의 플라스틱을 소비한다고 그린피스는 밝혔다. 이는 플라스틱 생산 시설을 갖춘 63개국 중 3위로 미국, 일본보다 1인당 소비량이 높다고. 또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플라스틱 생활계폐기물량(포장재 비닐, 스티로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등)은 연간 378만 3천298톤, 산업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더하면 전체 폐기물은 연간 876만 4천599톤에 달한다고.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한 음료 기업은 비교적 재활용이 용이한 단일 재질의 무색 페트병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페트병 회수 캠페인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라벨이 없는 투명 생수병도 대세다. 다수의 먹는샘물 제조업체가 2021년 말까지 출시되는 생수 제품 20% 이상을 상표띠 없는 용기로 전환하기로 환경부와 협약했다고 전해진다.

 

이제는 소비자 차례다. 매번 장바구니를 구비하며 일회용품을 멀리하기 힘들다면, 생분해 플라스틱 사용도 고려해 봄직하다.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전분을 이용한 비닐봉지, 빨대 등이다. 또 해조류를 이용해 만드는 종이컵과 대체 플라스틱 용품도 생산을 준비 중에 있다고 전해진다.

 

그린 컨슈머(green consumer)는 환경 문제에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소비행동을 통해 환경 보전을 이룩하려는 소비자를 뜻한다.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여러 과정을 거쳐 결국에는 다시 인간의 입속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인지하고 있을 거라 사료된다. 태평양의 거대한 쓰레기 지대가 북태평양뿐만 아니라 북대서양, 남대서양, 인도양, 남태평양에서도 그 존재가 확인된다는 유쾌하지 않은 소식을 굳이 전하지 않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