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전과자와 지방의원, 선택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불과 5일여 앞으로 다가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가운데 36%가량이 전과자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자 6867명 중 36.1%인 2477명이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물론 복잡 다양하게 얽힌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잘못을 저지르고 이를 진실로 뉘우치고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았다면 크게 문제된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과거 법적 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지방의원 출마 영구배제는 과도하다 할 수도 있겠다. 아울러 우리 사회는 결코 ‘법적으로 깨끗한 사람들’만 있는 것도 아니니, 지방의원 선거에 전과자가 출마한다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사안은 아닐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지방의원을 비롯해 시도지사, 교육감, 국회의원 재보궐 투표까지 이루어진다. 4년 동안의 지방살림을 책임질 적임자를 뽑는 선거이니만큼 유권자들의 철저한 사전 검열과 슬기로운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따라서 후보자 개개인의 이력과 면면을 세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위 분석에 의하면 전과 15범도 출사표를 내밀었고 전과 4범, 전과 3범도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과의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범죄의 성격이 중하다고도 한다. 즉, 후보자가 과거에 어떠한 범죄를 저질렀느냐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이 기록이 ‘전과’라는 것이다. 통상 전과(前科)는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어 형벌을 받은 이력을 이른다. 즉, 전과가 생기는 정확한 시점은 ‘판결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법원 판결 전 경찰서에서 합의나 공소권없음 등의 경우에는 전과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고를 쳤어도 법원 기소 전의 단계에서 종결됐다면 전과의 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통 법규를 위반했는데(속도나 차선 위반 혹은 무단횡단 등) 경찰에게 적발되지 않은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따라서 전과는 2-3범이라 할지라도 그 이전과 이후에 경미한 사건이 부가적으로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폭력이나 성범죄 등이 재범 이상인 경우 이것이 과연 ‘한때의 실수’로 넘길 만한 사안인지도 문제시될 수 있다. 아울러서 자신의 과오를 진실로 뉘우치고 개과천선한 사람인지 아니면 그 흔적 지우기에 열중하는 사람인지도 살펴야 할 것이다.

 

당해 선거구 후보자의 전과를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후보자’를 찾은 후 ‘후보자 정보’를 클릭한다. 그런 다음, 원하는 선거 명부와 지역을 택하면 된다. 만약, 구시군의회 의원 선거라면 이를 누른 후, 시도-구시군-선거구를 클릭하면 된다. 이후 검색을 누르고 정보를 원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클릭하면 상단에 기본정보-재산-병역-납세-전과-학력-공직선거경력 등의 단추가 뜬다. 이 중 ‘전과’를 클릭하면 원하는 상세 정보를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지방의원은 조례 제정 개정 폐지 등을 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제출한 예산안을 심사하고 수정 확정할 권한을 지닌다.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결정하고 불필요한 사업은 삭감할 수 있으며 추가경정예산 심의도 가능하다. 또 집행부의 행정을 감시하며 행정사무감사 및 자료제출 요구, 공무원 출석 요구 및 질의, 문제 사업 지적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중앙정치 쏠림 현상이 짙은 한국 사회에서 지방의원에게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옅다 보니 정작 이들을 향한 감시와 견제는 비교적 강하지 않은 것도 현실이라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지방의원의 권한은 해당 지역 내에서 결코 작지 않다. 향후 4년간 지역 사회의 재정을 책임질 이들을 뽑는 투표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위대한 영혼’이란 뜻의 이름을 지닌 인도의 독립운동 지도자이자 저항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히는 마하트마 간디는 “인간의 본성은 권력을 가졌을 때 나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한다. 즉, 권력을 가졌을 때에야 그가 타인을 존중하는지, 비판을 받아들이는지, 사적 이익을 우선하는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여실히 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지금 후보자들은 당선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가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구한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는 물론 음성통화로까지 적극적 선거 운동에 바쁘다. 이들이 당선되어 의회에 들어섰을 때를 생각해 보자. 과연 누가 그들의 가슴팍에서 빛나는 배지에 걸맞은 의정활동을 펼칠 것인지, 그 때도 지금처럼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서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할 것인지, 실질적 ‘주인’인 시민의 따가운 목소리에도 겸허히 수용하며 성찰의 모습을 보일 것인지 그려 보아야 한다, 마치 태초부터 그 자리의 주인인 양, 4년의 기한이 영원인 것처럼 행동하지는 않을지 말이다.

 

또 후보자 가운데 적잖은 비중이 전과자라는 것을 외국인들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전과자가 정치판에 그다지 높지 않은 허들로 진입할 수 있다고 여기진 않을까. 아울러 현재 전과를 지닌 후보자 중 최대 다수가 당선되어 의회에 진입하고 이후 다음 선거에서 또다른 전과자가 줄지어 들어선다면, 대한민국 정치무대에 바야흐로 전과 이력이 있는 인물들의 정치 진입 증가 현상이 일지는 않을까.

 

이력(履歷)은 지금까지 거쳐 온 학업이나 직업, 경험 등의 내역을 뜻하는 말로 밟을 리(履)에 지날 력(歷)을 쓴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들어갈 때, 대학 입시 때 1점이라도 더 받으려고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봉사활동을 한다. 이제는 학폭 이력이 있으면 대학 들어가기도 힘들어졌다. 하물며 편의점 파트타이머를 구할 때에도 이력서를 본다. 이러한 상황에 유독 정치권에만 윤리적으로 관대한 듯한 인상은 부디 착각이기를 바란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 주권자인 시민의 면밀한 비판적 시각이 절실한 시점이다. 당선이 확정되고 나면 그 때는 사태를 바로잡기에 늦을지도 모른다. 더불어서 향후 각 정당의 후보자 선정 기준 설계 또한 더욱 촘촘히 재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한 말이라고도 한다. “사람의 진정한 성품은 권력을 줄 때 드러난다(If you want to test a man’s character, give him p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