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NEW FACE ①] 가야돼! 가야대! 가야돼!

 

[와이뉴스] 2021 U리그가 3월 26일 개막한다. 총 85팀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가야대, 대경대, 대신대, 신성대, 한일장신대 등 다섯 팀이 신규팀으로 참가한다.


경상남도 김해시에 위치한 가야대학교는 지난해 8월 축구부 창단에 돌입해 지난 2월 창단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지휘봉은 과거 안양LG, 포항스틸러스, 광저우타이양선(현 광저우헝다), 천안일화에서 활약했던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박지호 감독이 잡았다. 2000년 한남대 축구부가 창단될 당시 코치로서 함께 했던 그는 또 한 번 신규팀 지도자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가야대 축구부는 지난달 통영에서 개막한 제57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한산대첩기 4조에 속한 가야대는 인제대, 수원대, 건국대와의 경쟁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으나,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건국대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둔 것이 고무적이었다.


박지호 감독은 “솔직히 걱정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서 질 때도 쉽게 지지 않았다. 인제대와의 첫 경기(1-3 패)에서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는데, 수원대와의 경기(0-1 패)부터는 적응을 해 많이 뛰면서 버티는 축구를 했다. 건국대와의 경기는 이미 탈락이 정해진 상황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최선을 다했던 것이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기대 이상의 선전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박지호 감독은 “신규팀이라 상대가 우리를 조금 얕잡아본 면도 없지 않겠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해 거둔 성과이기에 그 자체로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고 밝혔다. 김해로 돌아온 선수들은 개강과 함께 수업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박지호 감독은 “U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4월 2일에 맞춰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야대는 김해대, 동의대, 울산대, 동아대, 부산외국어대, 수성대와 함께 11권역에 속해있다.


박지호 감독은 새롭게 시작하는 가야대의 도전이 당장의 성적보다 선수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도드라지지는 않아도 실력 있는 선수들을 모집했다. 이들 모두가 축구선수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밟아나갈 수는 없겠지만 가능성 있는 몇 명은 프로에 가고, 각자에게 맞는 길을 갈 수 있게 지도하고자한다. 선수 개개인의 성격과 기량에 맞게끔 맞춤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난 강호들과 비교하면 신규팀의 선수 구성은 약해보일 수밖에 없지만, 이것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는 것이 박지호 감독의 설명이다. 그간 소속팀에서 경기 출전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기회를 얻음으로써 그 자체로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과 실패는 다음 문제다. 선수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경기를 통해서 성장한다”고 말했다.


주장을 맡은 이록희의 경우에는 다른 대학교 축구부에서 활동하다 선수 생활을 접고 군대에 다녀왔다. 이후 다시 축구가 하고 싶어 문을 두드린 곳이 가야대 축구부다. 박지호 감독은 “이 선수의 경험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진 선수들이 많았는데, 실패하더라도 새롭게 도전하고 기회를 얻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한다”며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냉혹한 경쟁의 세계를 버텨내야 할 제자들을 보면 걱정과 연민이 앞서는 박지호 감독이다. 그는 “선수들의 취업난을 지켜보며 지도자로서 회의감을 느낀 적이 많다.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지도자를 그만두고자 했는데 공백기를 갖는 중 가야대의 연락을 받았다.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재차 제안을 받아 감독을 맡게 됐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왔다. 성장과정에 있는 선수들이기에 지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동안의 고민들을 경험 삼아 잘 지도하고 싶다”며 마음을 다졌다.


지도자와 선수들이 함께 새로운 도전의 길을 가야하는 가야대. 필연적으로 가야대의 구호는 “가야돼!”가 됐다. “가야돼!”는 현재 유튜버로 활약 중인 전 국가대표 조원희의 유행어이기도 하다. 언어유희에서 시작된 이 인연은 조원희를 가야대 홍보대사로 이끌었고, 조원희는 가야대 축구부 창단식 당시 영상편지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선수들은 단체 “가야돼!” 퍼포먼스로 화답했다. 박지호 감독은 “조원희 선수가 많은 응원을 보내줘 고맙다. 선수들이 무척 좋아한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학교로 초청해 선수들이게 귀감이 될 수 있는 강연을 부탁하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