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떠나라한 건 뿔나서 그런 것” 광교동 주민 토로
수원시 “이주 과정이나 자택 리모델링 과정 모두 법 테두리에서”
수원문협 “고은 시인 빛나는 자산 지역 문인·주민과 소통해야”
고은 시인 안성 자택 보유 고향 군산시 일부 문인 영입설 ‘솔솔’
‘특혜’ 의혹으로 “고은 시인은 떠나라”고 주장했던 수원시 광교 상수원보호구역 주민이 “고은 시인의 수원시 집필 활동을 원하기는 하나 수원시의 차별대우가 속상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같은 상수원 보호구역 주민이나 한쪽은 각종 규제와 제한을 받고 한쪽은 귀빈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다.
수원시는 주민 및 환경단체와 협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이고 수원문협은 “고은 시인은 빛나는 자산임에 분명하나 지역 주민·문인과 소통하기를 원한다”고 표명한 상태다. 일부 시민들은 “수원시의 불분명한 태도로 주민 불편을 초래했으니 시인의 거취 문제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한편 고은 시인은 현재 경기도 안성시에도 자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향인 군산시 일부 문인들의 ‘고은 시인 모시기’ 영입설도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와이뉴스는 고은 시인 상광교동 거취 문제를 두고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수원시, 광교동 주민, 수원문인협회 등을 중심으로 취재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 수원시 상광교동 고은 시인 자택으로 들어가는 길목 초입의 모습이다. 광교 상수원 보호구역 주민들은 “수원시의 차별대우가 속상한 것이지 고은 시인의 수원시 집필 활동은 관계없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27일 수원시와 광교동 주민 등에 따르면 광교동 1만 277㎢는 1971년 6월 10일부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수도법의 각종 제한을 받아 왔다. 일례로 주택 면적이 100㎡ 이내로 제한되고 음식점등의 영업을 할 수 없으며 주택 개·보수나 건축 리모델링도 제한이 따른다. 이에 주민들은 줄곧 불편을 호소해왔고 시는 이를 참고해 2014년 이 구역을 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완화)해 주택 면적을 200㎡까지 가능하게 했다.
광교동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시에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를 요구해왔다. 급기야 앞선 5월말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염태영 시장의 부동산 투기의혹 수사 촉구와 고은 시인 특혜에 분노를 표출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상 이들이 원하는 것은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고은 시인에게 광교동에서 떠나라는 건 “뿔나서 그런 것”이라는 것이다.
광교동 주민 “수원시 차별대우가 불편하다”
광교동 주민들은 “시의 단순한 이중잣대가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은 생존이 걸린 사안이다. 시는 이곳에 족구장, 자전거도로, 옛 예비군훈련장과 더불어 18개에 달하는 간이화장실 배설물을 그대로 땅속에 방류하는 등의 불법을 저지르면서 주민들에게는 각종 고발과 벌금,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며 살던 주민들은 수원시의 광교산 등산로 개방으로 소 배설물 악취 민원이 일자 ‘소를 키우지 말고 음식 장사를 하라’는 시의 구두 설득으로 막걸리, 잔치국수 등의 음식을 팔게 됐다. 상수원 보호구역 안에서의 음식 판매는 불법이다. 주민들은 각종 행정조치를 당하게 됐다. 이곳에서 합법적으로 살려면 농사밖에 할 게 없다. 시는 된장, 고추장 같은 단순식품 가공 판매마저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 없이 고은 시인에게 그러겠는가. 고은 시인 자택의 건축물이 지어진 땅은 대지가 아니고 밭이다. 시인 본인의 집도 아니며 창고는 서재로 사용하고 밭에는 정원수가 식재돼 있으며 밭에 울타리도 설치했다. 이는 불법 용도변경이다. 수원시에서 시설유지비 등의 경비와 수도세, 전기세, 전화세 등의 지원을 해주면서 단속은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주민들은 장사를 하니 불법이라 주민들만 뭇매를 맞고 있다. 이번 염 시장 관련 현수막 게시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경고를 받았으나 보류를 했다. 이은 고은 시인 관련 현수막 게시에 이르자 수원시가 관련 서류를 중부경찰서에 제출 고발해 주민들은 조사를 받고 검찰에 넘어가 있는 상태다. 수원시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기 주민들은 일 년에 몇백 만원씩 벌금을 내는데 그 돈이 고은 시인에게 1천800만원씩 지원되고 있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인테리어도 집이 80평 창고가 20평이다. 원리 원칙대로 하려면 상수원 보호구역을 해제하든지 주민들의 어려운 상황에 소통하고 대화를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수원시 “고은 시인 자택 부지 기존 함양림 아니었다”
고은 시인은 2013년 8월 수원시의 요청으로 상광교동으로 이주했다. 당시 고은 시인은 경기도 안성시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수원시가 1년여의 설득 끝에 수원으로 이사한 것이다. 우연히 수원 포럼에서 강연한 것이 인연이 돼 수원시는 이주를 권유했고 승려 시절 은사와 지인 시인이 수원에 있는 상황에서 고은 시인은 자연스레 수원에 관심을 가졌다는 해석이다.
수원시는 “고은 시인 자택은 217.45㎡ 대지면적 434㎡로 법의 테두리 내에서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자택 부지에 기존 개인 소유 주택이 있었고 시가 매입해 9억 5천만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 30~40년 가량 상당히 노후된 주택이어서 당초 6억원 예상에서 초과된 사업비가 소요됐다. 건축, 전기, 통신 등 기본적인 리모델링을 시행했다. 입주 이후에 리모델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택 부지가 처음부터 함양림은 아니었고 매입 과정에서 함양림으로 조성된 것이다. 주택 부지를 포함한 주변 부지 매입을 하기 전부터 그곳은 그린벨트이자 상수원 보호구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고은 시인 자택 부지는 수원시에서 생태 전시실로 계획했던 것인데 그린벨트라 전시관 시설은 안 된다 해서 보류하고 있던 차에 문화관광과에서 고은 시인을 모시려 한 것이다. 상광교동 외에도 수원시 내에서 3~4군데 자택 부지로 꼽혔었는데 그 가운데서 상광교동이 선정된 것이다. 기존부터 함양림은 아니었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상광교동 주민들은 상수원 보호구역이고 그린벨트라 제약을 많이 받는다. 관공서이고 옆에서 주민들이 보고 있고 사정을 다 아는 상황에서 법을 어기며 리모델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단속하는 입장에서 있기 어려운 일이며 이와 관련해 수원시 자체감사와 경기도 감사를 실시한 결과 지적 사항이 없었다. 당시 불법이 있었으면 그 간 민원이 있었을 텐데 4년 동안 민원 제기는 한 건도 없었다. 상수도 보호구역 해제는 환경부 소관이며 수원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원문협 “고은 시인은 빛나고 귀한 자신임에 분명‥소통 필요”
수원문인협회 박병두 회장은 “고은 시인은 수원시를 빛내고 필요한 귀중한 인문학적 자산임에는 분명하나 지역 주민 및 문인들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의 문제는 주민들이 거론하는 거취 문제와 별개의 성질이라 사료된다. 고은 시인의 수원 거주는 문학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측면에서 보호하는 입장이다. 인문학 도시 미래와 문학 토양을 위해서 수원에 거주하는 것이 문인협회로서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작가주의라는 것이 주민들과 소통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나 요청이 있을 때는 소통하는 일들이 필요하다. 광교 주민들과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집단화 문제로 불거졌으니 이제부터라도 작가주의 정신을 조금 내려놓고 주민들과 소통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원시도 고은 시인에게 편안한 집필 공간 제공의 임무도 있을 것이나 인문도시 시민들에게 기여하는 길이라면 지역 문인들과도 얼마나 소통하는가도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또 “수원 거주 4년 동안 수원 문학의 집에 한 번도 다녀가지 않았으며 요청에도 방문하지 않았다. 지역 문인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고은 시인 초빙 당시에도 정책적으로 지역의 문인들과 충분한 협의적 절차 없이 진행돼 이렇게 불거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시민 “고은 시인은 수원시 인문학 브랜드 가치 높여‥ 장기적 투자”
한편 일부 시민들은 “광교동 주민이 아니라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고은 시인이 수원에 거주하는 것은 수원시의 인문학적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므로 이는 ‘특혜’가 아닌 장기적 투자라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민과 고은 시인에게 처우가 다른 것은 수원시의 착오이므로 주민들은 고은 시인이 아니라 수원시에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주민들의 답답한 심경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고은 시인이 문학적으로 빛나는 별인 것은 확실하다” 등의 의견을 밝혔다.
고은 시인은 현재 안성에도 자택이 있으며 고향 군산시 문인들 사이에서는 군산으로 거주지를 옮겼으면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군산시는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답한 상태다.
한편 고은 시인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바쁜 일정 등으로 해당 답변을 들을 만큼의 연락은 이뤄지지 않았다.
/ 이영주 기자
